2026년 03월 03일(화)

"당직비 O만원으론 안 가요" 장교 임관 포기 속출... 지금 軍 내부 분위기 심상치 않다

소대와 중대를 지휘하는 초급장교 인력이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각 사관학교와 학군장교 임관 실적이 잇달아 정원을 밑돌면서 군 내부에서는 "허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해 임관한 장교는 250명입니다. 지난해 223명보다는 늘었지만, 당초 모집 정원 330명에는 크게 못 미칩니다. 2022년만 해도 90%를 웃돌던 임관율은 올해 75%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생도 네 명 가운데 한 명은 교육 과정을 마치지 못한 셈입니다.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해사는 78.8%, 공사는 74.9%의 임관율을 기록했습니다. 최근까지 80%대를 유지해 왔던 해사마저 70%대로 내려오면서, 특정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전군 차원의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제82기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육군사관학교 제82기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


육군3사관학교는 감소 폭이 더 큽니다. 올해 임관 인원은 305명으로 계획 인원 550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습니다. 임관율은 55.5%입니다. 입학 인원이 369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교육 과정 중 이탈자까지 발생하면서 공백이 확대됐습니다.


장교 수급의 또 다른 축인 학군장교 역시 녹록지 않습니다. 올해 임관 인원은 2464명으로, 2024년 모집 정원 약 3700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납니다. 학군장교를 포함한 5개 경로 전체 모집 정원은 약 5000명이었지만 실제 확보 인원은 3329명에 머물렀습니다. 임관 포기와 중도 이탈이 겹치며 부대 인력 운영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초급장교 기피 현상은 단일 요인으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병사 급여 인상으로 간부와의 보수 격차가 좁혀졌고, 잦은 당직과 높은 책임에 비해 보상이 충분치 않다는 인식도 확산됐습니다. 과거에는 안정성과 명예가 주요 동기였다면, 최근에는 일과 삶의 균형과 경력 확장 가능성이 더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국방부는 처우 개선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장기간 복무를 유도하기 위해 '장기간부 도약적금'을 신설했고, 당직 근무비는 평일 2만원에서 3만원으로, 휴일은 4만원에서 10만원으로 인상했습니다. 초임 및 중견 간부 보수를 중견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금전적 보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드론과 로봇, 인공지능을 활용한 첨단 전장 환경에 맞춘 교육 혁신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장교 복무 경력이 전역 이후 민간 산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경력 설계를 체계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옵니다.


지난 2월 27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육군사관학교 제82기 졸업식에서 생도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 뉴스1뉴스1


초급장교는 현장에서 병력을 직접 지휘하는 지휘관입니다. 이들의 감소는 단순한 숫자 문제가 아니라 전투력의 기반과 직결된 사안입니다. 수급난이 통계로 확인된 만큼, 단기적 보완책을 넘어 구조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