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1일(토)

"대출 연장 혜택 공정한가"... 금융위, 임대사업자 대출에 칼 빼들었다

금융위원회가 다주택자 대출 연장 관행에 대한 본격적인 점검에 나섰습니다. 15조원 규모의 임대사업자 대출이 주요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19일 금융당국은 은행권과 상호금융권 등 전 금융권 기업여신부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임대사업자 대출 방식과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한다고 18일 밝혔습니다. 금융당국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에도 전 금융권 점검 회의를 개최한 바 있어, 연휴를 사이에 두고 연이은 회의 소집으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점검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다주택자 대출 문제를 제기한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SNS를 통해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하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img_20260213091954_cqo5er50.jpg이재명 대통령 엑스(X·옛 트위터)


설 연휴 기간에도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이나 금융 분야의 비정상적 특혜를 없애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습니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표명에 따라 금융당국도 즉각적인 후속 조치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금융업계에서는 대통령이 언급한 '대출 연장' 혜택이 일반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임대사업자 대출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의 개인 명의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30~40년 만기의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이어서 만기 시 원리금 상환이 완료되므로 연장 문제가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임대사업자 대출은 구조가 다릅니다. 최초 3~5년 만기로 시작된 후 1년 단위로 연장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금융권은 공실 현황을 확인한 후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는 관행을 유지해왔습니다. 당국은 이러한 과정에서 금융권이 관행적으로 느슨하게 만기 연장을 승인해준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작년 9.7대책 이후 임대사업자 신규 대출이 전면 중단된 상황도 규제 강화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입니다. 신규 대출은 막아놓고 기존 대출은 계속 연장해주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의 주거용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5조 1777억원으로 파악됐습니다.


금융당국은 해당 대출에 대해 만기 시 재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예정입니다. 특히 만기 연장 심사 과정에서 RTI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입니다.


img_20260211111359_zv3wzi6t.jpg뉴스1


현행 규정에 따르면 규제지역은 RTI 1.5배, 비규제지역은 1.25배를 충족해야만 신규 대출이 가능합니다. 규제지역 주택 임대사업자가 연간 이자 비용으로 1000만원을 지출한다면, 월세 등 임대소득이 1500만원 이상이어야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은행권은 지금까지 최초 대출 시에만 RTI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만기 연장 시에는 형식적인 점검만 진행해왔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공실이 발생하면 RTI가 낮아지는 만큼 일부 다주택자는 대출 만기 연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원룸 빌라 매물은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출 상환 압박이 임대료 인상으로 전가되거나 세입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당국은 시장 충격과 세입자 보호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개선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