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자본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돼 온 '중복상장' 이슈를 공개 석상에서 직접 언급했습니다.
발언의 출발점은 코스피 5000 달성을 위한 제도 개혁이었지만, 시장의 시선은 곧바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LS그룹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최고 권력자의 문제의식이 확인되면서, 구자은 회장의 경영 판단을 둘러싼 부담도 한층 무거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3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전날(22일)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중복상장 논란을 언급하며 "이 같은 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L' 자가 들어간 주식은 사지 않는다"는 제목의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중복상장을 사실상 용인해 온 거래소와 시장 관행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발언 과정에서 특정 기업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재계에서는 가장 최근이자 상징적인 사례로 꼽히는 LS그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는 반응이 지배적입니다. LS그룹은 비상장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추진해 왔고, LS전선과 LS MnM 등 핵심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돼 왔습니다. 이로 인해 모회사와 자·증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실제로 LS 소액주주 연대는 공개적으로 상장 반대 입장을 밝히며 행동에 나섰습니다.
정치권은 이 사안을 면밀하게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LS 사안은 '구조적 문제의 반복'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날 오찬에서는 중복상장 문제와 함께 '주가 누르기 방지법', 3차 상법 개정안 등 추가 입법 과제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스피5000특위 소속 의원들은 오너 일가의 상속·증여 과정에서 나타나는 저평가 관행, 자사주 활용 방식, 물적분할과 상장 절차 전반이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해 왔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단발성 규제가 아니라, 구조 전반을 손보겠다는 메시지가 대통령 발언을 통해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같은 기류 속에서 LS그룹은 정책 환경 변화의 최전선에 서게 됐습니다. 그동안은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논리로 방어가 가능했지만, 대통령이 직접 "중복상장 자체가 디스카운트의 원인"이라고 언급한 이상, 논쟁의 중심은 법률 해석을 넘어 자본시장 신뢰와 정당성의 문제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상장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해도 되는지를 묻는 국면"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제공=LS그룹
시장에서는 이번 발언을 원론적 언급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코스피 5000을 국정 과제로 제시한 상황에서, 중복상장과 주주가치 훼손 문제가 계속 방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LS그룹의 선택은 향후 제도 설계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구자은 회장에게는 단기적인 IPO 성과보다, 장기적인 시장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요구받는 국면이 도래했다는 평가입니다.
코스피 5000을 공언하고 끝내 이뤄낸 이 대통령의 입에서 다시 '중복상장'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순간, 시장의 관심은 집중 그 이상의 상황이 되는 국면입니다. 재계·투자업계 그리고 정치권의 관심 한 가운데 LS가 서 있다는 점만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시장 관계자들은 에식스솔루션즈의 모그룹 LS그룹을, 그리고 최종책임자인 구자은 회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