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1일(토)

"손님, 총 250만원입니다"... 역사적 '치맥회동', 치킨값 누가 쐈나 봤더니

15년 만에 한국을 찾은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 나타났습니다. 


검정 가죽 재킷 차림의 황 CEO와, 흰색 티셔츠에 회색 재킷을 입은 이 회장, 패딩 조끼 차림의 정 회장이 나란히 들어서자 매장 밖은 환호로 뒤덮였습니다. 시민 수백 명이 몰려들었고, 순간 삼성동은 축제의 한복판이 됐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순살치킨 한 마리, 뼈 치킨 한 마리, 치즈볼과 치즈스틱이 놓였습니다. 반주는 '테라'와 '참이슬'. 이른바 '테슬라' 조합이었습니다. 세 사람은 팔짱을 끼고 '소맥 러브샷'을 하며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격식보다 '친구의 저녁 자리'에 가까웠습니다.


젠슨 황(왼쪽부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회동을 갖고 러브샷을 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젠슨 황(왼쪽부터)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에서 회동을 갖고 러브샷을 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이날 시민들이 가장 궁금해한 건 사실 따로 있었습니다. 


"누가 계산할까"


이 회장이 "오늘 내가 다 사겠다"고 말하자, 시민들은 일제히 "젠슨 황!"을 외쳤습니다. 황 CEO는 웃으며 "이 친구들 돈 많아요"라고 받아쳤고, 정 회장은 "그럼 2차는 제가 쏘겠습니다"라며 덧붙였습니다. 


잠시 후 황 CEO가 "에브리바디, 디너 이즈 프리(Everybody, dinner is free)"라고 외치며 매장의 '골든벨'을 울리자, 안팎에서 환호가 터졌습니다.


하지만 계산은 그래도 이재용 회장이 했습니다. 미국에서 한국까지 머나먼 여정을 온 손님에게 계산을 맡길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매장 안 시민들이 함께 먹은 음식값까지 포함해 총 250만원가량. 이후 남은 금액은 정 회장이 나눠 결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황 CEO의 '공짜 선언'이 농담이었다면, 두 한국 총수의 계산은 진심이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 회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강남구 깐부치킨 삼성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 회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황 CEO는 회동 내내 시민들에게 김밥과 바나나우유를 나눠주고, 치킨과 감자튀김을 손수 들고 나와 나눠주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세 사람은 코엑스로 이동해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무대에 함께 올랐습니다. 


황 CEO는 "AI는 모든 산업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회장은 무대에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이폰이 왜 이렇게 많아요?"라며 웃음을 자아냈고, 정 회장은 "제가 (나이가) 들어보여도 두분 다 형님들"이라며 개그감을 뽐냈습니다. 


이들은 무대 앞 관객들에게 엔비디아 티셔츠를 선물한 후 오후 10시쯤이 돼서야 헤어졌습니다.


한편 황 CEO는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특별 연사로 참석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엔비디아와 국내 기업 간 AI 반도체 협력 방안이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열린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