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수개월간 진행해온 무역 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했습니다.
이번 합의에 대해 주요 외신들은 한국이 일본보다 더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5.10.29 / 뉴스1(대통령실 제공)
29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을 성사시켰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투자 규모를 비교해보면 한국은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반면, 일본은 5,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투자 조건에서 중요한 안전장치를 확보했습니다. 3,500억 달러 중 2,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하고, 연간 투자액 상한을 200억 달러로 제한했습니다. 또한 한국 자금이 들어가는 투자 프로젝트는 '상업적으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양국 합의안에 명시했습니다.
2025년 10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일본 도쿄 아카사카 국빈관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유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 GettyimagesKorea
이는 일본의 상황과 대조적입니다.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투자 대상 결정권을 넘겨줬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될 위험을 안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이번 협상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큰 틀에서 무역 합의를 이뤘지만,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의 세부 내용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기 전까지도 무역 협정 체결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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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도 이번 합의를 '깜짝 성과'로 평가했습니다. WSJ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까지도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낮게 평가해왔다며, 수개월간 팽팽한 협상 끝에 나온 예상 밖의 진전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국이 1,500억 달러를 조선업에 투입하고 외환시장 보호를 위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점을 주목하 "이는 투자자금 조달에 지분과 대출, 대출 보증을 활용할 수 있게 됐음을 시사하며, 핵심적인 양보 조치"라고 평가했습니다.
WSJ은 미국의 다른 무역 상대국들이 이번 한국과의 무역 협상 결과를 자신들과 미국 간 무역협상의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협정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