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화)

'점령의 상처' 극복하는 폴란드·루마니아... 김동관 한화 부회장, 공감으로 13조 세일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잇는 유럽 출장길에 올랐습니다.


표면적으로는 방산 세일즈지만, 그 속에는 보다 깊은 공감과 연대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두 나라는 한때 나치 독일과 소련의 점령을 동시에 겪은 상처의 땅이자, 지금은 러시아의 위협을 가장 가까이서 체감하는 나라들입니다.


김 부회장이 그 땅을 직접 찾은 건 단순한 계약을 넘어, 한국이 공유하는 '역사의 기억'을 기반으로 신뢰를 쌓는 과정이었습니다.


김동관(맨 왼쪽) 한화 부회장이 일리에 볼로잔(Ilie Bolojan·맨 오른쪽) 루마니아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루마니아 정부 유튜브 캡처일리에 볼로잔(Ilie Bolojan·맨 오른쪽) 루마니아 총리와 악수를 하는 김동관(맨 왼쪽) 한화 부회장 / 루마니아 정부 유튜브 캡처


폴란드에서 루마니아로 이어진 일정은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이뤄졌습니다. 김 부회장은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함께 일리에 볼로잔 루마니아 총리, 비우 이오누츠 모스테아누 국방부 장관을 예방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강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며 양국 간 방산 협력의 의지를 전했습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동행해 실질적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루마니아는 이미 지난해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K9 자주포 54문과 K10 탄약 운반차 36대를 도입했습니다. 이번 방문은 그 신뢰 위에서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IFV)' 수출을 위한 또 한 번의 도전입니다. 


루마니아 정부는 노후화된 소련제 장갑차를 대체하기 위해 25억~30억 유로(약 4조 원대) 규모의 신규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약 246대 규모의 입찰이 진행 중이며, 향후 300대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경쟁은 녹록지 않습니다. 독일의 라인메탈, 영국의 BAE 시스템즈, 미국의 제너럴 다이내믹스 등 세계 주요 방산 기업들이 모두 뛰어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한화의 강점은 단단합니다. 


image.png사진제공=한화그룹


빠른 납기, 합리적 가격,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만드는 방산'이라는 신념입니다. 한화는 이미 루마니아 현지 공장 착공을 내년 1분기로 앞당겼습니다. 이곳에서 K9과 K10이 생산되고, 레드백이 수주될 경우 현지 생산 체계도 곧바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 여정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 '공감 외교'의 형태로 완성되고 있습니다. 과거 한국 역시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점령의 아픔을 경험했습니다. 산업화와 안보 모두를 스스로의 힘으로 일궈낸 나라이기에, 자유를 되찾은 동유럽 국가들의 절실함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김동관 부회장이 유럽 땅에서 전한 메시지는 결국 하나였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고통을 통해 배웠고, 이제는 함께 지켜낼 수 있다"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 거리에는 여전히 소련식 건축물이 남아 있습니다. 전쟁과 분단, 점령의 기억이 채 지워지지 않은 그곳에서 한국의 방산 대표가 현지 지도자와 악수를 나누는 장면은 단순한 산업 장면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한 나라가 과거의 상처를 딛고 또 다른 나라의 '안보 회복'을 돕는 순간이었습니다.


뉴스1뉴스1


한국의 방산 세일즈는 이제 단순한 경제활동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공감의 역사, 그리고 함께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녹아 있습니다. 김동관 부회장의 이번 유럽 출장길이 유독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