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주머니 속 천 원에 사먹었던 간식인 붕어빵과 군고구마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길거리 상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해 기존 가격 체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22일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산 붉은 팥 가격은 40kg당 78만4200원을 기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는 지난해 10월 49만8600원에서 1.5배 이상 급등한 수치입니다. 5년 전 36만7905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겨울 석 달 만에 50만원대에서 79만6600원까지 치솟았던 팥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팥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기후 변화입니다.
싹이 트는 시기부터 꽃이 피는 7~9월까지 폭염, 가뭄, 집중호우가 지속되면서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팥 생산량은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23년에는 5256톤에 그쳤습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이러한 원재료 가격 상승은 길거리 간식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수년간 유지되어 온 '3개에 2000원'이라는 붕어빵 가격 공식이 깨지면서, 최근에는 1개를 1000원에 판매하는 노점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구마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구마 가격은 10㎏당 3만1620원으로 전년 대비 5.2% 올랐으며, 10년 전 2만원대와 비교하면 1.5배 비싸진 상황입니다.
군고구마 손수레 구입비용이 30만원 선이고, 장사에 필요한 LPG 가스 비용까지 고려하면 이익률이 좋지 않다는 것이 상인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반면 편의점들은 대규모 유통을 통해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GS25는 지난해 붕어빵 운영 매장을 4000개에서 5000개로 25% 확대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자사 앱 내 '즉석조리식품 찾기' 전용 탭을 신설해 붕어빵, 군고구마 등을 판매하는 점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CU는 군고구마 수요 확보를 위해 예년보다 두 달 앞서 햇고구마 판매에 나섰습니다. CU의 군고구마 연도별 매출 신장률은 2023년 22.4%, 2024년 23.9%, 2025년(1~8월) 26.2%로 꾸준한 20%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붕세권'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길거리 간식 판매 노점상이 급격히 줄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K-간식으로 군고구마나 붕어빵을 찾는 사례도 많아 편의점 내 겨울간식 판매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