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1일은 희귀질환인 '고셔병'에 대한 인식 제고와 환자 및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세계 고셔병의 날'입니다.
이름부터 낯선 '고셔병'은 전 세계적으로 약 2만 명의 환자가 앓고 있는 희귀 유전질환으로, 국내에는 100명 미만의 고셔병 환자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고셔병은 세포 내 노폐물을 분해하는 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라는 효소의 결핍 또는 기능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데요.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gesBank
주요 증상으로는 간과 비장의 비대로 인한 복부 팽만 및 복통, 피로감을 동반한 빈혈 증상과 혈소판 감소, 골다공증, 골 괴사와 같은 뼈 관련 증상이 나타납니다.
나아가 성장기에 있는 아동에게는 성장지연을 일으키고, 일부 유형에서는 인지기능 저하, 안구운동 장애, 보행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 등도 발현돼 환자와 가족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줍니다.
이 가운데, 유한양행이 세계 고셔병의 날을 맞아 글로벌 인식 개선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유한양행이 단순한 사업적 접근을 넘어 고셔병 치료제 개발에 그 누구보다 '진심'이라는 사실입니다.
사진 제공 = 유한양행
고셔병은 임상적 특성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요. 신경 증상이 없고 뼈, 간, 비장 등에 전구물질이 축적돼 골절, 빈혈, 종양 발생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1형, 경련, 신경학적 퇴행 등 신경 증상이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동반되면서 1형의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 2형과 3형입니다.
문제는 1형과 달리 2형, 3형에 대한 치료 옵션이 전 세계적으로 부재하다는 건데요. 이에 유한양행은 'YH35995'라는 후보물질 개발을 통해 고셔병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YH35995'는 글루코실세라마이드를 만드는 효소인 글루코실세라마이드 합성효소(GCS = glucosylceramide synthase)을 억제해, 쓰레기 지질이 덜 쌓이게 하는 원리의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입니다.
앞서 프랑스 사노피(Sanofi)가 개발한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 후보물질 '벤글루스타트'가 2건의 임상에서 잇달아 실패한 가운데, 유한양행의 'YH35995'가 고셔병 치료제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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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생겨나는 한 가지 의문은 유한양행이 전 세계 2만 명, 국내 100명도 채 안되는 이들이 앓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왜 이렇게까지 진심이냐는 것입니다.
'수익성이 불확실한 영역에는 투자하지 않는다'가 원칙처럼 작용하는 기업 운영에서 수익과 관계없이 가감 없는 투자를 이어가는 유한양행의 행보는 "왜?"라는 의문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은 고셔병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과 의료진의 치료 옵션 확대라는 사명감 하나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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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개발과 동시에 생겨날 수 있는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 환자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 하나로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는 건데요. 유한양행의 이러한 접근은 기업으로서 단순한 사회적 책임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실제로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긴 개발 기간을 필수로 요구해 많은 제약회사가 시장 규모의 한계 앞에서 주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셔병 치료제 개발에 대한 유한양행의 의지는 희귀질환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투자 계획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유한양행은 고셔병 외에도 다른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병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희귀질환 치료 분야의 전문성을 꾸준히 축적해 나가고 있습니다.
유한양행 / 사진=인사이트
유한양행의 고셔병 치료 후보물질 'YH35995'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은 상황이며 현재 건강한 성인 남성을 대상으로 용량을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안전성, 약동학적(PK), 약력학적(PD) 특성을 평가하는 임상 1상을 진행 중입니다.
이 중 단회용량상승시험(SAD) 파트는 올해 안에 종료될 예정이며, 다회용량상승시험(MAD) 파트가 이어서 진행될 계획입니다.
'YH35995'가 실제 환자의 치료 옵션으로 적용되기까지에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유한양행의 확고한 의지 덕분에 고셔병 환자와 가족들은 하루빨리 커다란 희망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