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가볍게 한 잔쯤이야"... 퇴근하고 마신 '맥주 한 캔', OO 위험률 높아진다

지난달 24일 의학 저널 BMJ 근거중심의학(BMJ Evidence Based Medicine)에 따르면 영국과 미국의 공동 연구진이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적당한 음주도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안야 토피왈라 박사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 55만여 명의 장·노년층을 대상으로 치매 위험과 음주량, 그리고 유전적 요소 간의 관계를 추적 조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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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미국 백만 재향군인 프로그램(MVP) 참여자 36만8천여 명과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여자 19만여 명 등 총 55만9천여 명(56~72세)을 대상으로 4~12년간 관찰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참여자들은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자, 가벼운 음주자(주 7잔 미만), 고위험 음주자(주 40잔 이상), 알코올 의존자로 분류되었습니다.


추적 기간 동안 미국 그룹에서 1만564명, 영국 그룹에서 3천976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으며, 사망자는 각각 2만8천738명과 1만9천296명이었습니다.


관찰 분석에서는 알코올과 치매 위험 간에 U자형 연관성이 나타났는데, 비음주자와 고위험 음주자는 가벼운 음주자보다 치매 위험이 41% 높았고, 알코올 의존자는 51% 높은 위험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240여만 명의 전장 유전체 연관분석(GWAS) 데이터를 활용한 유전적 분석에서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음주 관련 유전적 위험이 높을수록 치매 위험도 비례해서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가벼운 음주의 보호 효과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주당 음주량이 1~3잔 증가할 때마다 치매 위험은 15% 높아졌고, 알코올 의존 관련 유전적 위험이 두 배가 되면 치매 위험은 16%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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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기존 관찰 연구에서 나타난 '알코올 보호 효과'에 대해 역인과 관계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몇 년 전부터 점차 음주량을 줄이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는 초기 인지 저하가 알코올 소비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현재까지 뇌 건강에 '최적의 알코올 섭취량'이 존재한다는 믿음이 널리 퍼져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고령층에만 집중하거나 과거 음주자와 평생 비음주자를 구분하지 않아 인과관계 추론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모든 형태의 알코올 섭취가 치매 위험에 해로운 영향을 준다는 점을 뒷받침하며, 이전에 제기되었던 '적당한 음주의 신경보호 효과'는 전혀 근거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 연구 결과는 가벼운 음주가 신경보호 효과가 있다는 기존 통념에 도전한다"며 "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것이 치매 예방을 위한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