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16세 소년이 학교에서 돌아온 후 근육통을 호소하다가 불과 24시간 만에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단순해 보였던 근육통 뒤에 숨어있던 것은 치명적인 수막구균 B형 감염이었습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영국 미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리바이 사이어는 지난 9월 23일 평소와 다름없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낸 후 집에 돌아와 근육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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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놀리아 사이어-피터슨은 아들이 메스꺼움을 호소하고 식사를 거부하자 위장염으로 판단해 다음날 병원 예약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새벽 1시 30분경 욕실에서 들려온 소음을 확인하러 간 어머니는 바닥에 쓰러진 아들이 구토와 고열, 혼란 증상을 보이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리바이의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되어 말을 알아듣지 못할 정도가 되었고, 즉시 응급실로 이송되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60명의 의료진이 집중 치료를 실시했지만, 증상 발생 후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패혈증으로 사망했습니다. 의료진은 심장 기능이 정지된 리바이에게 90분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되살리지 못했습니다.
의료진은 리바이가 수막구균 B형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에 걸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 세균은 혈류를 통해 전신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감염 후 몇 시간 내에 쇼크와 다장기 부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리바이의 얼굴과 몸에는 특징적인 보라색 반점이 나타났으며, 폐에 축적된 체액 제거를 위한 삽관 치료가 진행되었습니다.
리바이는 학교에서 수막구균 ACWY 백신을 접종받았지만, B형에 대한 면역력은 보유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부모들이 백신의 종류와 접종 시기를 사전에 파악하고 준비해야 한다"며 "B형 예방접종은 청소년기에 제공되지만 모든 학생이 접종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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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리아는 인터뷰에서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지만, 의사는 '이 세균은 몸속을 쓰나미처럼 휩쓴다'고 말했다"며 "단 몇 시간 만에 아들을 잃었다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수막구균은 환자나 보균자의 코나 입 점액에 존재하다가 비말 또는 직접 접촉을 통해 타인에게 전파됩니다. 수막구균이 혈류로 침입하면 순식간에 생명을 위협하게 됩니다.
특히 B형 감염은 증상 발현 후 24~48시간 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급성 패혈증을 유발합니다.
수막구균 감염은 고열, 구토, 근육통, 혼란, 빠른 호흡, 창백하거나 얼룩진 피부, 발진, 목의 경직, 빛 공포증, 졸림, 경련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증상들 중 일부는 감기나 독감 증상과 유사해 초기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사지 말단의 냉감, 보라색 반점, 의식 저하 등이 동반되면 응급 상황으로 즉시 병원 치료가 필요합니다.
영국과 호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최근 수막구균 B형 감염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2022~2023년 사이 33명이 사망했으며, 특히 1~4세 어린이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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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도 학교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통해 수막구균 ACWY형을 접종하고 있지만, 가장 치명적인 B형은 아직 모든 청소년에게 적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은 드물지만 치명률이 높습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연간 보고 건수는 5~6건 수준으로 낮지만, 최근 분리된 균주의 77%가 B형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과거 A·C·W·Y형이 주를 이루던 국내 상황도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수막구균 백신이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면역저하자·군인·기숙사생 등 고위험군 중심으로만 권고되고 있습니다.
군대에서는 2012년부터 4가 백신이 의무화되었으며, B형 백신 '벡세로'는 2024년 국내에 도입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