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미국 정부, 트럼프 대통령 아시아 방문때 김정은 회동 '비공개'로 논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아시아 순방 기간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가능성을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 비공개로 논의했다고 CNN이 18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다만 관련 논의에서는 회담 성사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으며, 실질적인 진전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CNN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아직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실무 준비는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첫 임기 때와 같은 워싱턴과 평양 간의 소통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첫 접촉 시도는 북한 측이 서한을 수락하지 않아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을 순방할 예정입니다. 


CNN은 백악관 경호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지만 판문점 지역은 답사하지 않았다고 보도하며, "2019년 (판문점) 정상회담이 재현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취임 이후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 대한 의지를 여러 차례 표명해왔습니다.


평양 노동신문 / 뉴스1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뉴스1(평양 노동신문)


지난 8월 백악관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언젠가는 그(김 위원장)를 보게 될 것이고 나는 그 만남을 기대한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지난달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여 양측 간 회동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이후 북미 회담의 구체적인 진척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정부도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강경화 주미대사는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APEC을 계기로 한 북미 정상의 회동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고 북한으로서도 그런 조짐을 보였지만 APEC을 계기로 무엇인가 이뤄질 거라는 조짐은 아직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양측의 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항상 열어놓고 동향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origin_판문점에서악수하는북미정상.jpg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 뉴스1(외국문출판사 화보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무역 전쟁이 진행 중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동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인 외교 스타일을 고려할 때 김정은 위원장과의 전격적인 회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6월 일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동'을 제안하여 이튿날 성사시킨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에도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의 '노딜' 이후 북미 간 별다른 소통이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회동 제안에 김정은 위원장이 화답하면서 정상 간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되었던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