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중국 열병식 등장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 비밀 공개, 美 제재 피한 베이징대 핵심 역할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베이징대학교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이는 베이징대학교의 핵심 과학자가 20여 년간 극초음속 기술 연구에 전념한 결과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미사일 방어망과 항모전단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 개발로 이어졌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5일 중국 관영 광명일보의 보도를 인용하여 베이징대학교가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가 처음 공개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공개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중국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 과정에서 학계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첫 사례입니다.


베이징대학교 역학·공학과의 황린 교수가 이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 확인되었습니다. 황 교수는 20년 이상 극초음속 비행체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중국의 첫 극초음속 무기 시험비행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제어과학 전문가인 황 교수는 항공기의 속도와 정밀도를 조절하는 시스템 작동 원리와 기술을 연구했으며, 특히 준우주 영역에서의 극초음속 비행체 제어와 자율협조비행제어 과제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습니다.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공개된 극초음속 미사일 YJ-21/출처=(CCTV)중국중앙TV 캡쳐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공개된 극초음속 미사일 YJ-21 / 중국중앙TV 캡처


1935년생인 황린 교수는 1957년과 1961년에 베이징대학교에서 각각 수학과 역학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입학 당시에는 수학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공산당의 요청으로 신설된 역학과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후 중국 로켓·우주공학의 아버지 격인 첸쉐썬 교수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첸쉐썬 교수는 미국 MIT와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에서 근무하다 1955년 중국으로 돌아와 둥펑 탄도미사일과 창정 로켓 개발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황 교수의 연구 여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은 2006년이었습니다.


중국의 지대지 핵탄두 미사일 DF-2A 시험 성공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그는 국가적 수요에 부합하는 응용기초이론 연구에 뛰어들기로 결심했습니다.


이후 황 교수는 2010년 준우주 극초음속 비행체의 자율협조제어 연구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2011년에는 중국과학원으로부터 국가 제어과학 발전전략 설계 책임자로 임명되었습니다.


2015년에는 중국 연구진들과 함께 제어과학이 지상무기와 로봇, 항공기에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다룬 책을 출간했습니다.


황 교수는 미국에서의 연구 기회도 활용했습니다.


1985년 그는 미국으로 학술교류를 떠나 매사추세츠대 크리스토퍼 홀롯 교수와 함께 피드백 제어이론(feedback control theory)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협력의 결과로 탄생한 '엣지 정리(edge theorem)'는 제어시스템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핵심 이론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물로 지난 9월 3일 중국 전승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YJ-17, YJ-21 등 극초음속 대함 미사일과 사거리가 5000km에 달해 미국의 괌 기지를 겨냥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DF-26D 등이 개발되었습니다. 황 교수는 "전통적인 공학 방식을 사용한 연구실들은 효과적인 제어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베이징대 팀은 철저히 준비하고 비전통적 접근법을 사용해 첫 비행에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황 교수가 미국의 별다른 제재 없이 베이징대학교에서 극초음속 비행체 관련 연구를 장기간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군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중국의 여러 대학을 제재했지만, 베이징대학교는 지금까지 제재 명단에 오른 적이 없습니다.


SCMP는 이에 대해 기초과학 연구와 군사응용의 경계가 실제로는 매우 모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하원 '중국공산당특별위원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개방적 기초연구를 악용해 방위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중국의 군민융합 정책이 미국과의 기술·군사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중미 간 과학협력은 양국 모두의 발전과 인류 공동 이익에 기여한다"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