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60년대부터 '감다살'이었던 삼양의 작명 센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다는 라면 이름

아무 생각 없이 먹던 라면, 이름엔 철학이 있었다


편의점·마트 등에서 무심코 집어 든 라면 한 봉지. 하지만 그 이름의 유래를 알고 나면 왠지 모르게 더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단순히 허기를 달래는 음식이 아닌 한 시대의 굶주림을 위로하고 '풍요로운 삶'을 꿈꾸던 한 기업의 철학이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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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은 바로 '삼양(三養)'. 삼양식품에 따르면 '삼양'이라는 이름에는 '하늘(天)·땅(地)·사람(人)'을 의미하는 세 가지 존재가 조화를 이루며, 인간이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창업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인체를 구성하는 세 가지 주요 영양소인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누구나 따뜻한 한 끼를'... 삼양식품이 바꾼 식량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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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기업 이념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1960년대 초 식량난이 극심하던 시절, 故 전중윤 선대회장은 미군 잔반으로 만든 '꿀꿀이죽'으로 끼니를 때우는 국민들을 보며 "누구나 따뜻한 한 끼를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라면을 떠올렸다고 합니다.


그는 직접 일본 묘조식품을 찾아가 기술을 배우고, 1963년 9월 15일 국내 최초의 라면 '삼양라면'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사람이 살찌는 풍족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창립 이념이 브랜드명에 고스란히 새겨진 셈입니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지금, 삼양식품은 '라면 회사'를 넘어 'K-푸드의 상징'으로 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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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볶음면'으로 이어진 삼양라면의 철학


2012년 등장한 '불닭볶음면'은 단순히 매운 라면을 넘어, '도전'과 '놀이'의 상징으로 전 세계적인 현상을 만들었습니다.


출시 12년 만에 누적 판매량 80억 개를 돌파하며, 전 세계 인구(82억 명)가 한 번씩 맛봤을 정도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미국·중국·동남아·유럽 등 100여 개국으로 수출되며, 불닭은 이제 'K-스파이시'를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그 성공 비결은 단순히 매워서가 아닌, 각국의 식문화에 맞춘 제품 개발과 유통,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이뤄냈습니다.


유튜브와 틱톡에서는 '불닭 챌린지'가 놀이처럼 확산되고, 아이돌의 무대 비하인드 영상에서도 불닭을 즐기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세계를 달군 K-스파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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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은 이러한 흐름을 발판 삼아 코첼라 페스티벌 현장에서 불닭 부스를 운영하고, 미국 팬에게 깜짝 선물을 전달하는 등 브랜드 팬덤 문화를 직접 이끌었습니다.


제품력 또한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불닭 소스'는 현재 50여 개국에 수출되며 각종 외식 메뉴와 리테일 상품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명실상부 K-스파이시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현지 맞춤 제품 개발과 다양한 콘텐츠 협업을 통해 글로벌 팬들과 함께 성장하고 변화와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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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식품 3분기 매출 쑥...비결 보니


한편 삼양식품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4.8% 증가한 5915억 원, 영업이익은 48.9% 늘어난 13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해외 매출이 4822억 원으로 전체의 81.5%를 차지했으며, 중국향 수출은 1억124만 달러(약 1440억 원)로 84.6% 급증했습니다.


관세 부담에도 불구하고 밀양 2공장 가동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가 영업이익률 상승을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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