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03일(월)

동의보감부터 '페이커' 애독서까지... '개관 80주년' 국립중앙도서관서 만나요

국보·보물급 자료 200여 종, 23개 테마로 만나는 한국인의 책 역사


개관 80주년을 맞은 국립중앙도서관이 그간 정성스럽게 수집하고 보존해온 귀중한 문화유산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합니다. 


지난 15일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부터 '나의 꿈, 우리의 기록, 한국인의 책장' 전시가 개막됐다고 밝혔습니다.


개막 첫날인 15일에는 평소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원본 자료들이 특별히 공개되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특히 조선시대 의관 허준이 중국과 조선의 의학 지식을 집대성한 의학서 '동의보감'(국보·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2009년 이후 16년 만에 대중과 만나는 귀한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인사이트동의보감 / 사진 제공 = 국립중앙도서관


또한 최초의 한글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알려진 불교 경전 '석보상절'(보물)의 원본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습니다. 석보상절은 세종이 소원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아들 수양대군에게 제작을 지시한 작품으로, 최상급 완성도를 자랑하는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국 독서문화의 변천사를 담은 다채로운 전시


이번 전시는 시대별로 변화해 온 한국인의 독서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여줍니다.


15세기 조선 금속활자 주조와 훈민정음 창제 시기부터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학문적 성취, 그리고 규방 여성들의 문학 활동까지 다양한 시대상을 담고 있습니다.


'규방 여성의 책장' 코너에서는 여성학자 빙허각 이씨가 한글로 집필한 여성을 위한 백과사전 '규합총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는 옷 만드는 법, 염색 방법, 길쌈 기술 등 당대 여성들의 일상생활과 한글 표현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국립중앙도서관


근현대 문학의 발자취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 최초의 근대 장편소설로 평가받는 이광수의 '무정', 잡지 '소년'과 '청춘'의 창간호, 윤동주의 유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 한국 문학사의 중요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회적 의미가 깊은 도서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청년 노동자 전태일의 삶과 투쟁을 기록한 '어느 청년 노동자의 삶과 죽음: 전태일 평전'과 5·18 광주 민주항쟁의 생생한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등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담은 책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인사이트'페이커' 이상혁 / Instagram 't1lol'


각 시대를 풍미했던 베스트셀러 코너도 눈길을 끕니다. 전국적인 문화유산 답사 열풍을 일으킨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아마추어 문화 붐을 일으킨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 등 90년대의 인기 도서들이 특히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전시장 외부에 마련된 'T1의 책장'에는 e스포츠팀 T1의 스타 선수들인 '페이커' 이상혁,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등이 직접 선정한 책들이 전시되어 현대 독서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과거 소수 특권층만의 전유물이었던 책이 백성을 위하는 위민(爲民), 책과 함께하는 여민(與民), 스스로 기록하고 표현하는 시민(市民)으로 성장해온 역사적 흐름을 담고 있다"며 "국민의 꿈과 기록을 함께 돌아보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국립중앙도서관의 '나의 꿈, 우리의 기록, 한국인의 책장' 특별전은 오는 12월 14일까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