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6명 중 1명, 화장실 이용 후 손 씻지 않아
질병관리청이 15일 '세계 손씻기의 날'을 맞아 발표한 '2025 감염병 예방행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6명 중 1명은 화장실 이용 후 손을 씻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손을 씻는 사람 중에서도 올바른 방법으로 손을 씻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는 점입니다.
질병관리청과 국립중앙의료원이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는 지난 6월 10일부터 7월 10일까지 한 달간 진행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공중화장실을 이용한 19세 이상 성인 4,893명을 대상으로 관찰 조사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실태조사는 우리나라 성인들의 손씻기 실천 현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높은 손씻기 비실천율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용변 후 손을 씻는 비율은 84.1%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곧 15.9%에 해당하는 성인들이 화장실 이용 후 손을 전혀 씻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성별에 따른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남성의 손씻기 비실천율은 21.4%로 여성의 10.6%보다 약 2배 높았습니다.
손을 씻는 사람들의 행태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손을 씻은 사람 중 비누를 사용하는 비율은 45%에 그쳤고, 39.1%는 물로만 씻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비누거품으로 손을 비비는 시간은 평균 4.8초, 전체 손씻기 시간은 12.2초에 불과했습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히 씻는 '올바른 손씻기' 실천율이 10.3%에 머물렀다는 점입니다. 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형식적으로만 손을 씻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연령대 높을수록 손씻기 실천율 저조
연령대별 분석 결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50대 이상에서 손씻기 실천율이 현저히 낮았는데, 70대의 경우 30%가 손을 씻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0대는 23.8%, 50대는 17.2%의 비실천율을 보였습니다.
반면 40대(10.3%), 30대(9.6%), 20대(10.3%)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지역별로는 대도시(특별시·광역시)의 비실천율이 17%로 중소도시의 15%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손씻기 실천율은 매년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로 손씻기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고 있으나 '올바른 손씻기' 실천율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대국민 홍보 등을 통한 인식 및 실천율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 손씻기 홍보 캠페인 적극 추진
질병관리청은 손씻기 실천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와 협력하여 한강시민공원 공중화장실 138개소에 손씻기 메시지를 부착했으며, 11월 초까지 전국 10개 지역에서 축제현장을 통한 체험방식의 홍보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감염병 예방수칙은 비용이 들지 않는 가장 기초적이고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라며 "특히 손을 씻을 때 손끝, 손가락 사이, 손톱 밑 등을 꼼꼼히 닦는 '올바른 손씻기 6단계'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