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압박에 굴복한 글로벌 제약사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관세 압박이 글로벌 제약업계를 흔들고 있습니다.
화이자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까지 미국 내 의약품 가격 대폭 인하를 결정하며 사실상 '백기 투항'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지난 10일(현지 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스트라제네카가 모든 처방약을 메디케이드(저소득층 공공의료보험)에 최혜국 대우 가격, 즉 세계 최저 가격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만든 의약품 구매 사이트 '트럼프Rx'에서 자사 의약품을 정가 대비 최대 80% 할인된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게 됩니다.
동시에 향후 5년간 미국 내 의약품 생산과 연구개발 분야에 500억달러(한화 약 71조3600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약속했습니다.
화이자도 앞서 굴복... 최대 85% 할인 약속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런 결정은 앞서 화이자가 보인 행보와 매우 유사합니다.
화이자는 지난달 30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Rx를 통해 의약품을 최대 85%, 평균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발표한 바 있어요. 화이자 역시 미국 내 의약품 제조 시설에 700억달러(한화 약 99조932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지난 7월 50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었습니다. 버지니아를 시작으로 여러 지역에 신약 생산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며, 당시 파스칼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는 "이번 투자로 2030년까지 800억달러(한화 약 114조2080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세 면제라는 당근과 채찍 전략
미국 정부는 제약사들의 양보에 대한 대가로 관세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년간 의약품 관세를 면제받게 되며, 화이자와의 협의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10월부터 적용 예정이었던 '의약품 100% 관세 부과'를 일시적으로 보류했어요. 화이자 역시 3년간 의약품 관세 면제 혜택을 받을 예정입니다.
제약사들의 이런 투자 및 약가 인하 결정은 미국 정부의 강력한 관세 압박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를 포함한 17개 제약사에게 미국 내 약가 인하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제약사와의 성공적인 협상을 바탕으로 나머지 제약사들과도 유사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