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가계 금 보유량, 세계 최대 규모로 확인
최근 금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인도 가정들이 보유한 금의 가치가 천문학적 수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건스탠리가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가계의 금 보유량이 약 3만4600톤에 이르며, 이를 현재 시세로 환산하면 약 3조8000억 달러(약 5520조 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는 세계 최대 금보유국으로 알려진 중국의 민간 보유량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규모입니다.
뉴스1
중국 황금망이 2023년 기준으로 집계한 중국의 민간 금 보유량은 1만2349톤에 그쳤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과 비교해도 인도 가계의 금 보유 규모는 압도적입니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 자료에 따르면, 중앙은행 보유량 기준 금보유국 순위는 미국(8133톤), 독일(3350톤), 이탈리아(2452톤), 프랑스(2437톤), 러시아(2330톤), 중국(2299톤)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880톤으로, 인도 가계 보유분이 39배 가량 많은 셈입니다.
금값 급등이 가져온 '부의 효과'
모건스탠리 보고서를 작성한 이코노미스트 우파사나 차크라와 바니 감비르는 "금 가격 상승세 속에서 인도 가계의 막대한 금 보유가 대차대조표에 긍정적인 부의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인도에서 금은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습니다. 인도 가계들은 금을 장기 저축과 비상시 재정 안전망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결혼과 축제에서 선물로 주고받으며 세대 간 부의 이전 수단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유의 금 선호 문화로 인해 수세대에 걸쳐 축적된 금이 현재의 급등세를 타면서 일반 가계 재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 들어 금 가격은 50% 이상 급등하며 온스당 4000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1979년 이후 최대 상승세로,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매입, 지정학적 긴장 고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인도 중앙은행도 금 매입 확대
인도가 대부분의 금을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현지 가격이 세계 시세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도 중앙은행(RBI)도 2024년 이후 약 75톤의 금을 추가 매입해 총 보유량을 880톤까지 늘렸으며, 이는 인도의 외환보유액 중 약 14%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모건스탠리는 금값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가 RBI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정부의 소비세 인하와 맞물리며 한층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 요인들이 인도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