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8일(화)

스타하다 엄마한테 '등짝 스매싱' 맞았던 80년대생들... 이젠 아들 손잡고 '롤파크' 간다

1980년 후반~1990년생들에게 '게임'의 존재는 다른 세대와 달리 조금 특별합니다. 문방구 앞에 놓인 오락기, 집이 부유한 친구 집에서 즐겼던 콘솔 게임, 부모님이 큰맘 먹고 구매해 준 '우리 집 컴퓨터'로 즐긴 게임 하나하나가 그 시절을 기억하는 추억으로 남아 있기 때문인데요.


게임이 공부를 방해하는 주범이자 중독을 부르는 '해악'처럼 여겨지던 시기. 이들은 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게임을 즐기고 친구들과 학원 대신 PC방으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혹여라도 부모님께 걸리면 눈물이 절로 나는 '등짝 스매싱'과 함께 "게임하다 인생 망친다", "그렇게 놀아서 나중에 뭐 될래"와 같은 잔소리가 쏟아졌지만, 게임이 주는 즐거움을 포기할 이유는 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부모님 눈을 피해 몰래 게임을 즐겨오던 세대는 이제 부모세대가 돼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ChatGPT


'나눌수록 즐거움이 커지는' 게임의 순기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이들이 오늘날 자녀와 유대를 쌓는 도구로서 게임을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실 한복판에 나란히 앉아 조이콘을 손에 쥐고 마리오 카트를 플레이하는 가족의 모습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게 됐는데요.


이는 단순히 '게임을 허용하는 세대의 등장'을 넘어 부모·자식 간의 갈등의 불씨였던 게임이 세대를 연결하는 '소통의 매개체'로 작동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닙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자녀와 게임을 즐기는 부모의 비율은 59.9%로, 지난 2018년(46%), 2019년(49%), 2020년(56.3%), 2021년(57.5%), 2022년(59.3%)에 이어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마리오 카트 월드 / ChatGPT, 사진 제공 = 닌텐도


또 부모·자녀관계에 게임놀이치료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국내 학술 연구 결과, 게임은 부모와 자녀의 상호작용을 증진하고 부모의 인식 변화 및 대화·공감 분야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끌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게임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는 현상은 가족 구성원 사이의 관계 변화를 넘어 사회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요. 이에 따라 게임업계도 가족, 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 관련 행사를 적극 추진해 나가는 분위기 입니다. 


게임문화재단이 지난해 개최한 '2024 게임문화 가족캠프'에는 총 240명의 부모·자녀가 모여 '가족 단위 이스포츠 대항전', '게임문화 퀴즈대회', '보호자 게임리터러시 교육', '아케이드 게임 및 모션 게임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했습니다. 


인사이트'2024년 게임문화 가족캠프 1회차' / 사진 제공 = 게임문화재단


프로그램에 참가한 부모들은 자녀와 게임으로 즐겁게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달 서울 광화문 하이커 그라운드 전관에서 개최된 '2025 게임문화축제'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붐비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는데요. 


이는 게임이 인종, 세대를 넘어선 소통의 '중심'에 있음을 강조한 행사 본연의 취지가 제대로 발현된 모습입니다.


게임이 개인의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하나의 대중문화가 된 오늘 날, 우리는 앞으로의 게임을 국내 경제를 이끌어나갈 '주력 산업'으로서 바라봐도 무방합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ChatGPT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2024 e스포츠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570억 원 상당인데요. 이는 지난 2022년 기준 43.4% 증가(1115억 원 상당)한 수준입니다.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견인한 리그오브레전드 프로리그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는 리그, 구단, 미디어, 스폰서, 티켓, 굿즈 등 여러 항목을 통해 약 642억 원에서 895억 원 상당의 금액을 e스포츠 경제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 e스포츠 팬들이 주목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이른바, '롤드컵' 무대에서 5번의 우승을 거머쥔 e스포츠의 대명사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특색있는 게임을 개발해 나가는 훌륭한 개발진들과 업계 종사자,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스타 선수의 현역 활동이 맞물린 지금이 대한민국을 게임산업 수출 중심에 세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일 수도 있겠습니다.


인사이트이재명 대통령 / 사진 제공 = 대통령실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에 비해 긍정적으로 변한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게임을 중독물로서 제한해야 한다는 낡은 인식과 규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도 국내 게임산업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낡은 규제를 철회하는 등 제도적 기반이 필수적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를 직접 체험한 이 대통령 역시 "대한민국 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게임 수출이 진정한 수출인 것 같다"며 게임산업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습니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문화산업 국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로서 게임산업을 바라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게임산업이 갖고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긍정적인 기대를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