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42주년의 기적'... SK하이닉스, 시가총액 300조원 돌파
SK하이닉스가 창립 42주년을 맞은 10일, 한국 증시의 새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42만 원을 돌파하며 시가총액 300조원을 넘어선 것입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재현에 대한 기대감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 독주, 오픈AI와의 협력 모멘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뉴스1
SK하이닉스의 급등은 SK그룹 전체 시가총액을 40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그룹 역사에도 의미 있는 전환점을 남겼습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개장과 함께 42만 6천원으로 출발해 한때 43만 9천25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44만원에 육박했습니다. 전 거래일 대비 11% 이상 급등한 수치입니다. 이로써 시가총액은 창립 이래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 317조원을 기록했습니다.
불과 4개월 전인 지난 6월, SK하이닉스는 시총 200조원 벽을 처음 넘었고, 1년도 채 안 돼 100조원을 추가로 쌓았습니다. 지난해 말 126조 6천억원이던 몸값이 1년 만에 180조원 넘게 불어난 셈입니다.
'13조 → 317조'... SK 편입 12년 만의 비상
2012년 SK그룹 편입 당시 시총 13조원에 불과했던 SK하이닉스는 이후 꾸준히 성장 곡선을 그렸습니다. 2021년 1월 100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지만, 메모리 업황 침체로 2023년 3월에는 55조 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의 모습 / 뉴스1
그러나 불과 1년 반 만에 반도체 업황 반등과 AI 붐이 맞물리면서 상황은 급반전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HBM 중심으로 재편하고, 세계 최초로 HBM4 양산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AI 메모리 절대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HBM 독주'와 '이노베이션 세일즈'의 결실
이번 주가 급등은 기술력뿐 아니라 '이노베이션 세일즈' 전략의 결실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엔비디아·AMD·구글 등 AI 반도체 주요 고객사에 메모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올해 HBM3E 물량은 이미 '솔드아웃(완판)'됐고, 내년 물량 계약도 협상 중입니다.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엔비디아 등 주요 파트너에 HBM4 샘플을 공급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HBM4는 기존 제품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약 40% 빠르고 전력 효율이 개선된 차세대 메모리입니다.
최태원-샘 올트먼 회동... 'AI 동맹'으로 확장
SK하이닉스의 상승세에는 글로벌 AI 인프라 협력 강화도 한몫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 1일 서울 서린빌딩에서 만나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와 AI 데이터센터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SK그룹은 오픈AI가 추진 중인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했으며, SK하이닉스는 월 최대 90만장 규모의 HBM 웨이퍼 공급 체제를 마련했습니다.
SK그룹 시총 423조원 돌파... "AI로 미래 그린다"
SK하이닉스의 약진은 그룹 전체에도 파급력을 미쳤습니다. 이날 SK그룹 시가총액은 423조원을 기록해 국내 재계 역사상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4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2004년 25조원에 불과하던 그룹 시총이 20년 만에 16배 이상 커진 셈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사진=SK그룹
SK그룹은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AI-반도체 중심의 초격차 성장'을 본격화할 방침입니다. 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반도체와 AI 산업에 82조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SK그룹 관계자는 "SK가 추구하는 성장은 단순히 외형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끄는 성장"이라며 "기업과 사회, 국가 간 균형 있는 발전 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