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노벨상 받았는데 '하이킹'떠나 연락 끊긴 美 박사... 드디어 소식 접했다

노벨상 수상자, 산속에서 뒤늦게 소식 접해


미국 면역학자 프레드 램즈델 박사가 몬태나주 산속 하이킹 중 휴대폰 비행모드로 인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소식을 20시간이나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7일(현지 시각) BBC 등 외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램즈델 박사는 아내 로라 오닐과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3주간의 하이킹 일정 중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있던 장소는 몬태나주의 깊은 산악 지대로, 곰이 서식하는 야생 지역이었습니다.


당시 램즈델 박사의 휴대전화는 '비행 모드'로 설정되어 있었고, 통신 신호도 닿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아내 오닐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고, 램즈델 박사는 곰이 나타났다고 생각해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닐이 외친 말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당신 노벨상 받았어!"


프레드 램즈델(Fred Ramsdell) / TRHABER프레드 램즈델(Fred Ramsdell) / TRHABER


예상치 못한 노벨상 수상 소식


램즈델 박사는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나는 아닌데'라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그의 아내는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며 "축하 메시지가 200통이나 왔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둘러 산을 내려와 몬태나 남부의 소도시로 이동했고, 그제야 휴대전화 신호가 잡혔습니다.


램즈델 박사는 "그때가 오후 3시쯤이었는데, 스웨덴은 새벽 1시여서 노벨위원회는 이미 잠든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결국 그는 수상 발표 20시간이 지나서야 노벨위원회와 연락이 닿았으며, 공동 수상자들과도 뒤늦게 인사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토머스 페를만 노벨위원회 사무총장은 "2016년 이후 가장 연락이 어려운 수상자였다"고 평가하면서 "다행히 그는 무사했고, 매우 기뻐하면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수상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면역학 연구의 공로 인정받아


램즈델 박사의 소속 기관인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측은 "그는 문자 그대로 '오프 더 그리드(Off the grid)' 상태에서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소 공동 창립자인 제프리 블루스톤은 "연락이 안 돼 혹시 배낭여행 중인 건 아닐까 추측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램즈델 박사는 "이런 일이 내 인생에 일어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며 "내 친구들이 장난을 좋아하긴 해도, 문자 200통을 조직적으로 보낼 정도는 아니다"라고 유쾌하게 답했습니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은 램즈델 박사와 함께 일본 오사카대의 사카구치 시몬, 미국 시스템생물학연구소의 메리 브런코에게 공동 수여되었습니다.


세 연구자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기능 및 자가면역 반응 조절 메커니즘에 관한 기초 연구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수상자들은 총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6억원)의 상금을 나눠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