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日 닛케이, 신임 총재에 경고 "韓과 협력, 선택 아닌 필수"

일본 자민당 다카이치 신임 총재, 강경 발언 지속 시 외교적 리스크 우려


일본 집권 자민당의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총재가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 대한 강경 발언을 이어간다면 일본 외교에 심각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7일 이례적으로 다카이치 총재의 이념적 성향이 일본의 외교 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공개적으로 지적했습니다.


다카이치 자민당 정조회장 / GettyimagesKorea다카이치 총재 / GettyimagesKorea


다카이치 총재는 오랫동안 강경 보수 성향을 드러내며 역사 인식, 영토 문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민감한 사안들에서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켜 왔습니다. 특히 1995년 일본의 식민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멋대로 대표해서 사과하면 곤란하다"며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총리를 비난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2005년에는 한 잡지에 무라야마 담화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분별없는 견해를 방치하면 자손을 '범죄 국가의 국민'으로 묶어두게 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게재하기도 했습니다.


독도 문제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강경 입장


다카이치 총재는 독도 문제에 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2006년에는 "정부가 독도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현지 조사를 해야 한다"고 발언했으며, 최근 총재 선거 토론에서도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 장관급 각료를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2001년 8월 취임 후 처음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을 때는 "당당히 종전일인 15일에 참배해야 했다"고 옹호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독도 서도 전경 / 뉴스1독도 서도 전경 / 뉴스1


닛케이는 이러한 다카이치 총재의 과거 발언들을 언급하면서, 이 같은 강경 발언들이 지속될 경우 일본 외교에 '급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의 주요 경제지가 특정 정치인의 이념적 성향이 국가 외교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복잡한 동북아 정세와 한국과의 협력 필요성


닛케이는 현재 동북아 정세가 중국의 군사력 확장,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 등으로 인해 일본에 외교적 여유가 부족한 상황임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동북아에서 유일하게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닛케이는 다카이치 총재가 2009년 경제산업성 부대신 시절 방한해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현실적인 외교 노선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전에는 일본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보였으나 현재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 점을 사례로 들었습니다.


두손 맞잡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 뉴스1두손 맞잡은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 / 뉴스1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


일본 외무성 간부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을 "아킬레스건"에 비유하며 "이 관계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카이치 총재의 이념적 성향으로 인해 한일관계가 악화된다면 한미일 안보 공조 전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한 것입니다.


다카이치 총재가 총리로 취임한 후 어떤 외교 노선을 택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과거의 강경 발언들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한일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안보 협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본 내부에서도 이러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다카이치 총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