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한국인 구금' 美 조지아주 서배너, 대규모 실업 사태... 5만명 일자리 위기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제지공장 폐쇄로 지역경제 위기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이 심각한 경제적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90년 넘게 지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해온 제지공장 두 곳이 문을 닫으면서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이는 최근 한국인 집단 구금 사태가 있었던 지역과도 겹쳐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인터내셔널 페이퍼(International Paper)는 지난달 30일 서배너와 라이스보로에 위치한 제지공장 두 곳의 운영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이 공장들은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가 들어선 메트로 서배너 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인사이트Georgia Forestry Association


90년 역사의 종말, 지역 산업 생태계 붕괴 위기


폐쇄된 공장들은 조지아주 서배너 지역의 풍부한 삼림 자원을 기반으로 종이 상자 및 포장재 등을 생산해온 제조 거점이었습니다.


조지아주는 목재 산업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에 달할 만큼 관련 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목재운반용 대형 트럭이 일반 자동차보다 많을 정도로 목재 관련 산업이 발달해 있었는데요.


이번 폐쇄로 인해 공장 근무자 1,100여 명이 즉각 일자리를 잃었으며, 공장과 연계된 산림 및 벌목 산업 종사자 5만 2,000여 명을 비롯해 토지 소유주, 산림 관리자, 벌목공, 목재 운송 기사, 차량 정비업 종사자 등으로까지 경제적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지아 삼림위원회의 데본 다트넬 위원장은 "제지 공장 폐쇄는 우리에게 심각한 타격"이라고 말했습니다.


다트넬 위원장은 공장 폐쇄 요인으로 재활용 기술 발달 및 인터넷에 따른 종이 사용 감소와 공장의 노후화 등을 언급했습니다.


인사이트WRDW


한국인 집단 구금 사태와 겹친 지역 경제 불안


특히 이번 공장 폐쇄 지역은 최근 '한국인 집단 구금 사태'가 발생했던 지역과도 겹칩니다.


지난달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위치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를 체포 및 구금했습니다.


미국 체류를 원한 직원 한 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귀국한 상황에서, 이 지역 버디 카터 하원의원과 트립 톨리슨 경제개발청장 등 정치인과 경제개발청 관계자들은 배터리 공장 완공을 위해 한국 기술자들의 조기 귀국을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


조지아주는 쇠퇴하는 목재 산업에 대한 추가 지원 또는 공장 용도 전환 등을 고민하던 중 지난해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공장이 서배너 지역에 문을 열었습니다.


현대차 공장 덕분에 이 지역에 창고 및 물류센터가 지어지고 주택 판매가 활성화되는 등 지역 경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AJC에 따르면, 현대차 및 관련 업종은 2031년까지 이 지역에 1만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제지공장 폐쇄와 한국인 기술자들의 구금 사태로 인한 지역 경제 충격을 단기간에 흡수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인터내셔널 페이퍼 측은 공식 발표를 통해 공장 운영 중단의 배경에 대해 "사업 구조 재편과 비용 절감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역사회에서는 대체 고용 창출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는 지나치게 급진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조지아주 정부와 지역 자치단체는 대체 일자리 마련 및 재취업 지원을 위한 방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단기간 내 수천 명의 고용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부족한 점에서 실질적 대응이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배너 지역은 최근 몇 년간 현대차 메타플랜트 착공 등으로 주목받아 왔으나, 이주노동자 문제와 이번 대규모 제조업체 철수로 인해 성장 동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의 회복과 안정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