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택 월세 거래량 130만건 돌파, 역대 최고치 경신
올해 전국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사상 처음으로 130만건을 넘어서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임대차 계약 10건 중 6건이 전세가 아닌 월세로 체결되면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확정일자를 받은 전국 주택 임대차 계약 중 월세 계약은 135만5425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106만3469건과 비교해 27.5%에 해당하는 29만1956건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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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거래량의 증가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66만2607건에서 시작해 2021년 72만6205건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2년 107만5078건으로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이후 3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던 월세 거래량은 올해 들어 다시 한 번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 62.8% 달성, 통계 집계 이래 최고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8월 누적 기준 62.8%를 기록하며 2014년 통계 집계 시작 이후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이는 작년 57.7%보다 4.1%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월세 거래 비율의 변화를 시기별로 보면, 2014년부터 2020년까지는 40% 전후에서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임대차 2법인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적용되고 전세 사기가 성행하면서 2022년 51%로 급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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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처음으로 60%를 넘어서며 월세 중심의 임대차 시장 구조가 확고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대출 규제와 전세 매물 부족이 월세화 가속
최근 월세 거래 비율이 높아지는 주요 원인은 주택 공급 부족과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영향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전셋값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6·27 규제를 통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차단되었고, 9·7 부동산 대책에서는 1주택자의 수도권·규제지역 보증기관 전세대출 한도가 최대 3억원에서 2억원으로 1억원 가량 축소되었습니다.
이러한 규제는 전세 물건 감소로 직결되었습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의 2일 기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2만4384건으로 전년 동기 2만8293건 대비 13.8% 감소했습니다.
반면 월세 매물은 1만9921건으로 같은 기간 26.7% 증가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입자들도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올릴 경우 보증금 반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월세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