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정치권 화합 행사, 민주당 의원 불참으로 무산
추석 연휴를 맞아 여야 젊은 정치인들이 준비했던 화합의 장이 결국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 참여하기로 했던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모 의원의 불참 결정으로 당초 취지를 잃게 됐습니다.
모경종 의원은 2일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들께서 주신 여러 의견을 보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참가 취소 의사를 밝혔습니다.
Facebook '이준석'
그는 "스타크래프트 대회 참가 소식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면서 "지금이라도 바로잡고자 한다. 저는 이준석·김재섭 의원과 하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모 의원은 이어 "여러분의 따끔한 질책의 말씀대로 지금은 우리 모두가 '단일대오'를 이뤄 싸워야 할 때"라며 "이번 일로 실망하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이어 "여러분의 회초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낮은 자세로 소통하며 우리 앞에 놓인 시급한 현안 해결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강력한 반발이 결정적 요인
모 의원의 불참 결정은 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강력한 반발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경종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민주당 일부 강성 지지층은 모 의원의 행사 참석 소식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그의 페이스북에 몰려가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이들은 "내란 종식도 안 끝났는데, XXX들이랑 스타나 해야겠냐", "특검 수사를 받아야 하는 이준석과 김재섭과 스타 놀이나 하고 정신이 나갔구먼" 등의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반면 범보수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모 의원의 불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는 5일 열리기로 한 행사에는 의원들뿐만 아니라 전직 프로게이머 등의 참석도 예정된 상황이었던 만큼, 이들은 "처음부터 안 한다고 하지. 줏대 없어 보인다", "개딸(민주당 강성 지지층)한테 혼났나 보다", "개딸에 굴복"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초 계획된 '스타 정치인' 대회의 취지와 의미
Facebook '이준석'
개혁신당은 앞서 이준석 대표, 모경종 의원, 김재섭 의원이 공동으로 오는 5일 서울의 한 PC방에서 모여 스타크래프트 대회 '스타 정치인'을 개최한다고 공지한 바 있습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준석 대표는 "이번 대회를 정례 행사로 발전시켜 정치권 화합과 국민 교류의 장으로 이어갈 계획"이라며 "여야가 대립하지 않고 웃으며 경쟁하는 모습, 그 자체가 정치의 새로운 시작이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김재섭 의원과 범보수로 분류되는 이준석 대표가 뭉치는 그림은 낯설지 않았으나, 민주당인 모경종 의원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모처럼 화합'이라는 취지로 세간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러나 이번 행사 개최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손수조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행사를 주최한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페이스북에 '국정 마비인데 추석에 스타 하는 영포티 당대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영포티(Young Forty)'라는 말은 40대임에도 젊은 감성을 유지하려는 세대를 일컬으며, 최근 주로 조롱의 의미로 쓰이곤 합니다.
손 대변인은 "검찰청 폐지, 국정 마비, 김현지 실장 이슈 등 나라가 위기 속에 휘청이고 있는데 정치인이 게임방 가서 뭘 보여줄 수 있냐"고 했습니다.
Facebook '이준석
이에 대해 이준석 대표는 "여의도 스캐빈저(생물의 사체 따위를 먹이로 하는 동물) 일부가 반사적으로 반응하던데 80년대생들이 명절에 스타 한다고 젊은 척하려고 한다는 이야기 듣는 건 그 자체로 모순인 이야기"라며 반박했습니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우리의 명절은 이랬다. 윗세대처럼 고스톱 칠 것도 아니고"라며 "도대체 여의도는 얼마나 연로한 공간인지 항상 놀랍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