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추석 전, 국내 백화점 흐름 보니... 신세계 '독주', 롯데 '위기 감지', 현대 '존재감 흔들'

'민족 대명절' 추석 전, 백화점 3사는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전국 주요 백화점들이 분주한 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 추석 매출 성적표는 각 사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입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을 중심으로 '명절 특수'를 선점할 준비를 마쳤고, 롯데백화점은 그룹 차원에서 나서 '위기 감지' 속 반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반면 현대백화점은 차별화 전략의 부재로 추석 특수를 온전히 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은 꺾인 모습입니다.


신세계, 중심축으로 자리매김


2025년 상반기 국내 백화점 3사(신세계·롯데·현대)의 전국 57개 점포 매출 합계는 약 17조6,2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 가운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1조6,947억 원 매출을 올리며 전체 백화점 시장의 9.6%를 차지해 1위를 굳건히 지켰습니다.


사진 제공=신세계백화점사진 제공=신세계백화점


백화점 3사의 점유율을 보면, 롯데가 39.1%, 신세계가 34.3%, 현대가 26.6%로 집계됐습니다. 롯데는 0.2%p 상승한 반면 현대는 0.2%p 하락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2020년 기준 신세계백화점의 업태별 시장점유율은 약 25% 수준이었지만, 2024년 현재는 약 28% 수준으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또 2024년 기준 신세계백화점 13개 점포의 합산 매출은 약 12조3,345억 원으로, 전체 백화점 시장에서 확고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중심축으로서의 신세계'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소비 비수기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층이 유지되고 있고,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과 강남·핵심 상권 점포 집중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롯데, 그룹차원으로 위기 대응 나서


롯데백화점은 전통적인 강자였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신세계에 시장 주도권을 일부 내주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기류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롯데백화점


먼저, 최근 세계 각국의 맛을 담은 프리미엄 다이닝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에비뉴엘 6층에 스페인 음식 전문점 '라콘차(La Concha)'를 유통업계 최초로 오픈했습니다.


라콘차는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해변 이름으로 국내 대표 스페인 레스토랑 '스페인클럽'과 롯데백화점이 협업해 기획한 브랜드입니다. 수원점 리뉴얼, 잠실점·본점 개편, MZ세대 맞춤 콘텐츠 강화 등 다방면에서 변화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수원점은 리뉴얼 효과 덕분에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31.8% 급증해 2,161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아직은 반등 시도 단계이지만, 우량 점포에 대한 집중 투자와 비효율 점포 정리 등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의 위기 인식이 내부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현대, 실적 하락과 존재감 약화


현대백화점의 상황은 다소 냉각돼 있습니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약 4조6,8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고, 점유율도 26.6%에서 26.2%로 0.4%p 하락했습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 사진=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 사진=현대백화점


특히 현대 소속 14개 점포 중 11개 점포가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그중 더현대 서울 등 핵심 점포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백화점 업계 상위 10개 점포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54.2%)을 차지하는 가운데, 현대의 중·하위 점포 부진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백화점이 ‘차별화 전략의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소비자들이 프리미엄·체험형 공간, 브랜드 큐레이션, 디지털 연계 경험을 중시하는 현 시점에서, 기존 이미지와 전통적 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입니다.


현재 국내 백화점 시장은 신세계가 중심을 공고히 하는 가운데, 롯데는 위기 인식과 변화를 무기로 반등을 모색하고 있으며, 현대는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구도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업계는 앞으로 1~2년간 얼마나 빠르게 디지털 전환과 공간 혁신, 소비 트렌드 대응을 실행하느냐가 최종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 사진=인사이트신세계백화점 본점 / 사진=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