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 구속적부심에서 "한국 민주주의 부끄럽다" 발언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구속적부심에서 자신의 구속을 비판하며 한국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지난 1일 한 총재는 이날 오후 4시부터 7시40분까지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부장판사 최진숙·차승환·최해일)에서 진행된 구속적부심에 출석해 약 3분간 진술했습니다.
한 총재는 진술 기회를 통해 통일교 교리를 설명하며 "세계 평화를 얻기 위해 우리가 하늘을 모셔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했습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 뉴스1
한 총재는 자신이 '평화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데 평생을 쏟았다고 강조하면서, "내가 그런 노력을 하는 데 평생을 다 바쳤는데 이 나라 민주주의가 나를 이렇게 대우하느냐"라는 취지로 자신의 구속에 참담함을 드러냈습니다.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등 다수 혐의 적용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1월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현금 1억원을 건넨 데 관여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윤 전 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선물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해당 선물을 마련하는 데 교단 자금을 활용한 업무상 횡령 혐의도 함께 적용됐습니다.
한 총재는 지난 2022년 10월 윤 전 본부장 등에게 자신과 교단 실세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이 연루된 미국 원정도박 수사 소식을 보고받은 후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한 증거인멸교사 혐의로도 구속됐습니다.
변호인단 "건강 악화로 구속 부당" 주장
한학자 통일교 총재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대외협력본부
한 총재 측은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 전 본부장의 일방적인 진술에만 기초해 무리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심장계통 질환을 앓고 있는 한 총재의 건강이 악화돼 구속을 계속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다만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측이 적부심에서 윤 전 본부장의 문자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증거들을 두고 별건 영장으로 확보된 위법수집증거라고 주장한 것과 달리, 한 총재 측은 그런 주장을 펴지 않았습니다.
특검 "증거인멸·도주 우려 크다" 반박
특검 측은 한 총재 측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특검은 한 총재가 불법 정치자금 및 고가 선물을 건네는 행위 전반에 관여해 승인과 지시를 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 / 뉴스1
특검은 한 총재가 건강을 이유로 구속 전 세 차례의 소환조사에 불응한 뒤 날짜를 정해 일방적으로 출석하고, 구속 이후에도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한 데다 소환 요구에 불응한 적도 있었던 만큼 증거 인멸 가능성과 도주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과 자료를 근거로 구속영장 발부가 적법했는지, 또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를 판단해 한 총재를 계속 구속할 필요성이 있는지 결론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재판부는 심문이 종료된 때로부터 24시간 이내에 구속적부심 청구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하므로, 결론은 이르면 이날 밤 늦게 나올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