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불 타버린 'G드라이브', 백업 없어 복구 못 한다... 75만 공무원 업무 자료 소실에 행안부가 밝힌 입장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75만 공무원 업무 자료 소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본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앙행정기관 공무원들이 사용하던 클라우드 기반 자료 저장소 'G드라이브'가 전소됐습니다.


이로 인해 약 75만 명의 국가직 공무원들이 개별적으로 저장해둔 업무용 자료가 모두 소실되는 대규모 데이터 손실 사태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인사이트지난달 30일 오전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4일차 합동감식이 시작된 가운데, 합동감식반이 화재 현장에서 반출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운반하고 있다. 2025.9.30 / 뉴스1


지난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화재는 국정자원 대전본원 5층 7-1 전산실에서 발생했으며, 이곳에 있었던 주요 1·2등급 정보시스템 96개가 모두 불에 탔습니다.


소실된 시스템 중에는 공무원들의 업무 자료가 보관된 G드라이브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G드라이브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직무상 생산하거나 취득한 업무자료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입니다.


행안부는 2018년 'G드라이브 이용지침'을 마련하여 '생산·관리되는 모든 업무자료는 PC에 저장하지 말고, G드라이브에 저장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해 왔습니다.


공무원 개인에게는 약 30기가(GB)의 저장공간이 제공됐습니다.


그러나 G드라이브는 대용량, 저성능 스토리지 특성상 외부 백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이 치명적인 약점이 이번 화재로 인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뉴스1뉴스1


G드라이브 사용 정도는 중앙부처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거 공무원 시험 준비생의 사무실 무단침입 사건을 겪었던 인사혁신처의 경우, 모든 업무용 개인 자료를 G드라이브에 저장하도록 해왔기 때문에 이번 화재로 인한 자료 소실 피해가 특히 큰 상황입니다.


인사혁신처는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G드라이브 내 인사처 모든 업무자료 소실이 예상된다"며 "행안부 예규(정부 클라우드 이용지침)에 따라 전 직원이 모든 업무자료를 G드라이브에만 저장·활용하고 있어 전 부서 업무수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국무조정실은 인사처와 달리 G드라이브 사용 비중이 낮은 것으로 전해져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사이트1일 오후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현장에서 복구업체 관계자들이 컴퓨터를 수거하고 있다. 2025.10.1 / 뉴스1


인사혁신처는 최근 1개월 이내 개별 공무원의 업무용 PC 내 파일 복구를 시도하고, 이메일이나 공문, 인쇄물 등을 통해 업무자료 확보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G드라이브에만 저장했던 자료들은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공식 결재와 보고를 통해 생산된 공문서는 온나라시스템에도 함께 저장되어 있어, 온나라 복구 이후 상당 부분 회수될 수 있다는 것이 행안부의 설명입니다.


임정규 행안부 공공서비스국장은 "정부의 최종 보고서와 공문 자료는 온나라시스템에도 보관되어 있어 완전 소실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Bing Image Creator


행안부는 국정자원이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은 특정 장비의 오류 가능성에 대비해 같은 센터 내 다른 장비에 매일 백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센터 자체가 피해를 볼 경우에 대비해 물리적 공간을 멀리 분리한 별도의 전용 백업센터에 데이터 백업(소산)이 이루어진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체 정보시스템 중 60% 이상의 주요 시스템 데이터는 매일 온라인 방식으로 백업을 하며, 대다수의 시스템 데이터는 매 월말 오프라인 백업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G드라이브는 대용량, 저성능 스토리지라는 특성 때문에 외부 백업이 어렵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이번 사태는 국가 중요 데이터 관리 체계의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낸 사례로, 향후 정부의 데이터 관리 정책과 백업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특히 대규모 데이터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백업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