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미국 관세 폭탄에도 9월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미국의 고율 관세 조치라는 통상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의 9월 수출이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액은 659억5,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2.7% 증가했습니다.
1일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2025.10.1/뉴스1
이는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역대 9월 중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실적입니다.
반도체·자동차, 수출 성장의 쌍두마차
이번 수출 호조의 중심에는 반도체와 자동차가 있었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메모리 가격 상승 효과에 힘입어 전년 대비 22% 증가한 166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역대 최대 수출액을 경신했습니다. 반도체는 한국 수출의 대들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며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자동차 수출 역시 16.8% 증가한 64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9월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미국의 25% 고율 관세 조치로 대미 자동차 수출이 2.3% 감소한 19억1천만 달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과 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수출을 다변화하여 전체 자동차 수출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8월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는 모습. 2025.8.7/뉴스1
수출 다변화로 위기를 기회로
이같이 9월 수출 성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 관세 조치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이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찾았다는 것입니다.
9대 주요 지역 중 미국을 제외한 8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습니다. 대중국 수출은 116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으며, EU와 CIS 지역으로의 자동차 수출은 각각 54%, 77.5% 급증했습니다.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1.4% 감소한 102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통해 전체 수출은 오히려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위기 대응 능력과 시장 다변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차 한-사우디 비전 2030 위원회 합의의사록 서명식'에서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2025.9.26/뉴스1(산업통상자원부)
4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 한국 경제의 희망
9월 수출 호조로 한국은 6월부터 4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우리 수출이 9월 중 가장 좋은 실적을 새롭게 경신했다"며 "이는 미국의 관세 조치로 인한 대미 수출이 위축되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수출 시장 포트폴리오를 신속히 다변화하여 이룬 값진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수출 성과는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의 저력과 적응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라는 주력 산업의 경쟁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은 향후 한국 경제의 성장 전망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