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5년간 80조 원 투입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발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대규모 투자 계획을 깜짝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총 80조 원을 투입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는데요. 이는 부동산 중심의 금융 구조를 기업 금융으로 전환하는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난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CEO 합동 브리핑'에서 임종룡 회장은 "대통령이 생산적 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우리금융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그룹 CEO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9.29/뉴스1
80조 원의 세부 투자 계획
이번에 발표된 80조 원 규모의 투자는 크게 생산적 금융에 73조 원, 포용 금융에 7조 원이 배분됩니다.
생산적 금융 73조 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 원, 그룹 자체 투자 7조 원, 융자 56조 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민성장펀드 10조 원 참여인데요. 이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구상에 발맞춘 민간 첫 참여 사례입니다.
150조 원 중 75조 원은 민간 자금이 투입되는데, 우리금융이 이 중 13%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룹 자체 투·융자 63조 원은 AI·반도체 등 10대 첨단전략산업과 밸류체인 전반에 집중 투자되어 국가 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진 제공 = 우리금융그룹
포용 금융으로 취약계층 지원 강화
우리금융은 포용 금융 확대를 위해 7조 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대표적인 정책으로 7등급 이하 저신용 고객의 대출금리를 인하합니다. 신규 저신용 고객에게는 0.3%포인트(p), 기존 성실 상환 고객 중 4~7등급에는 0.4%p, 8등급 이하에는 1.5%p를 각각 인하하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또한 현재 6곳인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11곳으로 확대해 대면 상담과 현장 지원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매년 11만 명씩 5년간 총 55만 명의 소상공인·취약계층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적극 나섭니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사기 예방부'를 신설하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입니다.
사진 제공 = 우리금융그룹
기업 대출 비중 확대와 밸류업 계획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5년간 4% 수준이던 기업대출 성장률을 앞으로 10%까지 끌어올리고, 그룹 전체 기업 대출 비중을 현재 50%에서 60%까지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기업금융 확대로 인한 '밸류업'(주주환원) 차질 우려가 제기되었지만, 임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재무안정성 시뮬레이션을 지속해 왔다"며 "연말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 12.5% 달성과 배당 확대 등 밸류업 계획은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주택담보·임대사업자 대출 등을 첨단산업 대출로 전환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건전성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5.9.29/뉴스1(공동취재)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
우리금융의 이번 발표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례적으로 특정 금융사를 직접 칭찬하며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생산적 금융에 대한 각 은행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며 "우리은행의 경우 생산적 금융 분야에 5년간 8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자본규제 방향이 확정되자 우리은행이 시뮬레이션을 거쳐 5년간 80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공개한 것"이라며 "정부의 역할과 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임 회장은 "126년 동안 우리나라의 근대화·산업화의 견인차였던 우리금융이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이번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한민국의 경제 회복과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우리금융의 이번 대규모 투자 계획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에 부응하는 첫 번째 대형 프로젝트로, 금융권의 사업 구조 전환과 국가 경제 성장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