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현대차·기아,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선전했다... "관건은 15% 관세 이행"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는 현대차·기아, 관세와 경쟁 속 빅3 자리 지킬까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의 높은 관세와 중국 전기차의 유럽 시장 공략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량을 증가시키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판매량은 484만3134대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전년 동기 480만1458대 대비 0.9% 증가한 수치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대차는 273만8841대로 전년 대비 0.2%, 기아는 210만4293대로 1.7% 증가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그룹


비록 눈에 띄는 성장률은 아니지만, 현재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 시장에서의 25% 관세 부담, 경쟁력 약화 우려


현대차와 기아에게 올해 가장 큰 도전은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문제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는 4월부터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 7월 미국과 관세를 15%로 인하하는 협상을 체결했으나, 후속 조치가 지연되면서 실제 적용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이미 협상 결과에 따라 15%의 인하된 관세를 적용받고 있어, 현대차와 기아는 토요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주요 경쟁사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origin_한국자동차관세인하위해미국투자검토.jpg지난 7월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용 차량들이 세워져 있는 모습 / 뉴스1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시장에서 여전히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해 1~8월 미국 시장 판매량은 121만59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으며, 특히 8월에는 18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월간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제너럴 모터스(GM), 토요타, 포드에 이어 4위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럽 시장에서의 중국 전기차 공세와 현대차·기아의 대응


유럽 시장 역시 현대차와 기아에게 쉽지 않은 환경입니다.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전기차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GettyImages-2141107679.jpg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BYD 대리점 / GettyimagesKorea


시장 조사기관 자토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유럽에서 전년 대비 121% 증가한 4만3529대를 판매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1년 전 2.6%에서 5.5%로 두 배 이상 확대되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BYD)는 7109대를 판매하며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6717대)을 넘어서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시장 판매는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유럽 판매량은 6만8923대로 전년 대비 3.3%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8.7%로 전년보다 0.1%포인트 감소했습니다.


현재 유럽 시장에서 4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5위 BMW와 6위 토요타와의 격차는 점차 좁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글로벌 빅3 수성 가능성과 수익성 과제


업계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도 글로벌 자동차 판매 3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image.png사진=인사이트


올해 상반기 기준 글로벌 판매 순위는 토요타그룹(554만대), 폭스바겐그룹(436만대), 현대차·기아(365만대) 순으로, 지난해와 동일한 순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3위 자리는 지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미국의 높은 관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약 13조 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글로벌 완성차 영업이익 2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관세로 인해 1조6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현행 25% 관세가 지속될 경우 연간 손실 규모는 7조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미국 시장에서 한국차의 입지는 점차 좀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하루 빨리 15% 관세 이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