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개편 불만에 네이트온 반사이익... 메신저 본질에 대한 수요 확인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으로 인한 이용자 불만이 고조되면서 단순한 메신저 기능에 충실해 온 네이트온이 예상치 못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습니다.

30일 앱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의 데이터에 따르면, 네이트온은 지난 27일 애플 앱스토어 '소셜 네트워킹'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체 앱 순위에서도 기존 60~70위권에서 단숨에 5위까지 급상승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도 네이트온은 26일 55위에서 다음날 7위로 급격히 올라섰는데요. 

이는 최근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한 카카오톡의 새로운 인터페이스 형식에 불만을 느낀 이용자들이 대체 메신저를 찾아 나선 결과로 해석됩니다. 

네이트온 과거 로고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의 '친구' 탭을 기존의 가나다순 전화번호부 형태에서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 인터페이스'로 변경했습니다.

이 업데이트로 친구들이 변경한 프로필 사진이나 프로필에 남긴 글 등의 콘텐츠가 타임라인 형태로 나타나게 됐습니다. 

카카오는 이번 개편을 두고 '단순한 메시징 서비스를 넘어 인공지능(AI)과 소셜 커뮤니티가 결합된 종합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는 의도'라고 설명했지만, 많은 이용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메신저의 본질을 훼손했다며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이용자들은 "직장 상사의 일상까지 굳이 봐야 하나", "친구 사진은 보겠지만 거래처 사람들의 일상까지 보는 건 원하지 않았다", "내 프로필 사진은 바꾸고 싶지만 다른 사람 화면에 크게 노출되는 건 싫다" 등 업데이트에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사진 = 카카오

이 과정에서 네이트온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졌는데요. 지난 26일 네이트온 앱 설치 건수는 1만1647건으로, 전일(970건)과 비교해 무려 12배나 증가했습니다. 평소 일일 앱 설치 건수가 1000건 이하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네이트온 운영사인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에 따르면, 27~28일 모바일 네이트온 접속자 수는 전주 주말(20~21일)과 비교해 17% 증가했습니다.

네이트컴즈 측은 "일반적으로 네이트온의 신규 가입이나 접속률이 매우 낮은 주말임에도 이례적인 지표를 보였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할 수 없지만, 신규 가입자 수 역시 매우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톡의 대규모 업데이트로 수혜를 본 메신저는 네이트온 뿐만이 아니었는데요. 모바일인덱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6일 라인 앱 설치 건수는 2만8783건으로, 최근 일평균 1만건 안팎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약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같은 날 라인의 일일 이용자 수도 57만2877명으로 전일 대비 7.5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 / 뉴스1

네이트온의 적극적인 대응과 이용자 반응

네이트컴즈는 이러한 갑작스러운 인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네이트 뉴스' 공식 스레드 담당자는 카카오톡을 비판하고 네이트온을 찾는 스레드 이용자들의 게시글에 "메신저 본질에 충실하다"는 등의 문구로 답글을 달며 온라인 홍보에 나섰습니다.

이 담당자는 스레드에 "네이트온을 향한 응원과 관심이 뜨거워진 이때, 직접 '네이트온 완전 정복 가이드'를 공유한다"며 "우린 묵묵히 메신저 본연의 기능에만 집중해 왔다. 네이트, 네이트온, 네이트판 모두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습니다.

네이트컴즈 측은 "최근 일련의 현상은 메신저의 공적 소통과 사적 소통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것에 대한 많은 사용자의 피로감과 거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신규 사용자의 이용 편의를 위해 네이트온 활용백서를 마련, 제공하고자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사용자들의 관심과 요구에 부응하고자 앞으로도 업무에 최적화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제공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네이트온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