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7일(월)

국감 앞두고 '보직 변경' 논란에 선 김현지, 대체 누구길래?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보직 변경 논란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성남라인'의 주요 인물인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실이 조직개편을 통해 김 실장의 보직을 총무비서관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변경하면서 야권에서는 '국감 회피용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9일 강훈식 비서실장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 조직개편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개편에서 김현지 총무비서관은 제1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기존 제1부속실장이던 김남준 실장은 강유정 대변인과 함께 공동 대변인 체제로 운영된다고 밝혔습니다.


인사이트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은 "공동 대변인 체제는 과거에도 있었던 방식"이라며 국감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김 실장의 보직을 변경했다는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또한 "보직 변경과 상관없이 국회에서 출석을 요구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는데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직과 관계없이 국회에서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게 본인의 입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현지 실장이 단순한 대통령실 직원이 아닌 핵심 인물로 주목받는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 때문입니다. 김 실장은 이 대통령이 노동인권 변호사로 활동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함께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1995년 창립한 '성남시민모임'에 참여한 후,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했으며, 2010년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당선 시 인수위원회 간사, 2018년 경기도지사 당선 후에는 경기도청 비서실 비서관 등 주요 직책을 맡아왔습니다.


인사이트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러한 깊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김 실장은 '만사현통'(모든 것은 김현지를 통한다)이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로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김 실장이 과거 새누리당 소속 성남시 의원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3만 3000개를 보낸 혐의로 벌금 200만 원에 약식기소된 사례를 들며, 이 대통령의 '여론 조성' 역할을 담당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야권이 김 실장의 국감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는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라는 점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사퇴 관여 의혹과 '비서실장 위 총무비서관' 논란 등을 검증하겠다는 명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리스크를 파헤치고 '비선 실세' 프레임을 통해 대통령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인사이트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여당 내에서도 1992년 노태우 정부 이후 총무비서관이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전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출석 필요성이 제기되었지만, 여당 주류는 강훈식 비서실장의 출석만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의 갑작스러운 보직 변경 결정으로 단순한 '불출석 논란'이 '김현지 지키기' 논란으로 확대된 상황입니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의 예산과 내부 인사 등 내부 운영을 담당하는 직책인 반면, 현재 김 실장이 맡게 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 의전과 일정을 총괄하는 역할로, 국감 출석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운영위 관계자는 "제1부속실장이 국감에 출석했던 전례를 찾고 있다"며 "한 사람 때문에 보직 변경했다는 의심이 드는 만큼, 어떻게든 출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9.27 / 뉴스1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김 실장의 보직 변경을 근거로 출석 의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고위전략회의 후 "청와대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실무자인 총무비서관을 필요에 의해 부르려고 했는데, 보직 이동한 총무비서관을 부르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야권은 대통령실이 김 실장의 국감 출석을 회피하기 위해 새 정부 출범 불과 4개월 만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도대체 무엇을 숨겨야 하는 것이고, 뭘 감춰야 하는 거냐"며 "기발하고 독특한 발상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용산 대통령은 실제로 이 대통령이 아니라 모든 실권은 김 실장에게 있고,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다는 말이 일각에 있었다"며 "그 사람이 입을 열면 안 되는 이유가 있는 거냐, 아니면 그림자 대통령이 전 국민 앞에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거냐. 국감 출석을 피한다면 많은 국민이 제기하는 의혹이 진실일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