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식품 열풍과 감미료 안전성
제로 음료, 제로 아이스크림, 제로 과자, 심지어 제로 소주까지 설탕 대신 감미료를 사용한 '제로' 식품이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로 식품 열풍 속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감미료의 안전성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데요.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리나라 국민의 감미료 섭취량이 매우 안전한 수준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사카린나트륨, 말티톨 등 총 22종의 감미료가 사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들 감미료의 단맛은 설탕과 비교했을 때 최대 600배에 달하는데요, 수크랄로스가 설탕의 약 600배, 사카린나트륨은 약 300배, 아세설팜칼륨과 아스파탐은 약 200배의 감미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소량만으로도 강한 단맛을 낼 수 있어 설탕 과다 섭취로 인한 건강 문제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감미료의 또 다른 장점은 저칼로리 또는 무칼로리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제로 칼로리' 음료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이들 감미료는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되기 때문에 혈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산을 생성하지 않아 충치 발생 가능성도 설탕보다 낮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감미료 섭취량과 안전 기준
감미료가 포함된 제품을 구매할 때는 포장에 표시된 원재료명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품 등의 표시 광고에 관한 법'에 따라 모든 식품첨가물의 종류와 용도를 표시하도록 되어 있어, 원재료명에 '설탕' 대신 '아스파탐'이나 '아세설팜칼륨' 등이 기재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 제공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약처의 평가에 따르면, 한국인의 감미료 섭취량은 '1일 섭취허용량(ADI)'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일 섭취허용량이란 사람이 평생 매일 섭취해도 유해한 영향을 주지 않는 체중 1kg당 1일 섭취 가능한 양(mg)을 의미합니다.
2023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감미료 섭취 수준은 1일 섭취허용량 대비 최대 4%에 불과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스테비올 배당체는 허용량 대비 평균 0.7%, 많이 섭취하는 상위 5% 그룹도 4%에 그쳤습니다.
아세설팜칼륨은 평균과 상위그룹 모두 0.1%, 수크랄로스는 평균 0.1%, 상위그룹 0.4%로 매우 안전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감미료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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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에 비설탕 감미료를 체중 조절 등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즉, 단순히 칼로리 섭취를 줄이기 위해 제로 음료만 마시는 등의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것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페닐케톤뇨증 환자는 아스파탐 섭취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말티톨과 같은 당알코올 역시 과다 섭취 시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류 저감 정책과 향후 계획
식약처는 단맛을 줄인 제품 생산을 장려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덜, 감소, 라이트, 줄인' 등의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당류 저감 표시' 제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표시는 당류 함량을 시중 유통 제품의 세부 분류별 평균값 대비 10% 이상 줄이거나, 자사 유사 제품 대비 25% 이상 줄인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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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식약처는 '초콜릿, 밀크초콜릿, 준초콜릿, 초콜릿가공품 중 초코과자 및 초콜릿 형태'도 당류 저감 표시 대상에 새롭게 포함시킬 예정이며, 이미 관련 규정 변경 내용을 담은 행정 예고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나트륨·당류 저감화 종합계획(2021년∼2025년)'의 일환으로,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1일 열량의 10% 이내(50g)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특히 2023년 기준 당류 섭취 비율을 보면, 6살∼11살 여자 어린이는 10.2%, 12살∼18살 여자 청소년은 11.1%, 19살∼29살 여자는 10.5%로 WHO 권고기준(1일 총열량의 10% 미만)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이에 식약처는 여자 어린이 등이 자주 섭취하는 초콜릿류를 당류 저감 표시 대상에 포함시키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