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30일(목)

"공짜로 화장실 쓰는 법" 대만 SNS에 공유된 홍대 비밀번호 리스트

화장실 비밀번호 공유, 편리함 vs 윤리적 문제


대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서울 홍대 지역 화장실 비밀번호가 무단으로 공유되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정보는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무료 화장실 이용법'으로 소개되었으나, 사실상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뉴스1뉴스1


대만 TVBS는 24일(현지시간) 한 대만 누리꾼이 서울 홍대 일대 가게의 화장실 비밀번호를 상세히 정리해 온라인에 공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게시물은 무려 1만 5000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빠르게 확산되었는데요. 해당 누리꾼은 남녀 화장실 각각의 비밀번호를 빼곡히 정리하여 "홍대에서 화장실을 찾기 어려울 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 나아가 "강남, 부산, 제주도의 비밀번호는 너무 많아 정리하기 어렵다"는 언급까지 덧붙였습니다.


무료 정보인가, 데이터 유출인가


이 게시글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 대만 누리꾼이 홍대 일대 가게 화장실 비밀번호를 정리해 공유했다. 사진=TVBS신문 갈무리한 대만 누리꾼이 홍대 일대 가게 화장실 비밀번호를 정리해 공유했다 / TVBS신문 캡쳐


일부 누리꾼들은 "실용적인 여행 정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다수의 사용자들은 이를 "사실상 데이터 유출"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비밀번호는 일반적으로 해당 매장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고객에게만 제공되는 정보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행위는 상인들과 현지인들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행동이 중화권 관광객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가별 화장실 이용 문화의 차이


여행 전문가들은 "비밀번호를 통한 화장실 관리 방식은 대만 외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일부 유럽과 미국에서는 영수증에 비밀번호가 적혀 제공되며 이는 위생 관리와 이용객 통제를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아시아에서는 지하철역이나 백화점 등 공공 화장실을 쉽게 찾을 수 있다"며 "유럽은 상황이 다르지만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사용자 부담 원칙을 따르는 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 시민들은 "급한 상황에서 먼저 비밀번호를 입력해 사용한 뒤, 이후 가게에서 간단히 소비하는 식으로 이용한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행 전문가는 "기본적으로 상가 화장실은 고객 전용 공간"이라며 "비밀번호 무단 공유는 현지 상권과 방문객 간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관광지에서의 에티켓과 현지 문화 존중은 국제 관광의 기본 원칙인데, 이러한 비밀번호 공유 행위는 한국 상인들의 영업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한-대만 관광 문화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은 SNS를 통한 정보 공유의 윤리적 경계와 관광객의 책임 있는 행동에 대한 논의를 다시 한번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