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디스플레이 탑재한 AI 스마트 안경 '메타-레이밴 디스플레이' 공개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이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첫 인공지능(AI) 스마트 안경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간) 메타는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개최된 연례 개발자 행사 '메타 커넥트 2025'에서 '메타-레이밴 디스플레이'를 공식 공개했습니다.

'메타-레이밴 디스플레이'와 조작용 손목밴드인 '메타 뉴럴 밴드' / 메타

행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직접 무대에 올라 이 안경을 착용하며 시연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스마트 안경은 사용자의 시야와 청각에 직접 연결되어 AI와 가장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기기"라며 "항상 켜져 있는 개인 비서 같은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메타-레이밴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특징은 안경 한쪽 렌즈에 탑재된 작은 디스플레이입니다. 

YouTube 'Meta Developers'

사용자는 이 화면을 통해 문자 알림을 확인하거나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화면은 약간 옆으로 치우쳐 있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사라지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손목밴드로 조작하는 혁신적 입력 방식

메타는 이 스마트 안경과 함께 원격 조작이 가능한 입력장치 '메타 뉴럴 밴드'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이 장치는 시계처럼 손목에 착용하는 형태로 손가락을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문자 입력이나 볼륨 조절 등의 조작이 가능합니다.

YouTube 'Meta Developers'

'메타-레이밴 디스플레이'는 밝기와 해상도 면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저커버그 CEO는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제품은 오는 30일부터 판매될 예정이며 가격은 799달러(약 110만원)입니다. 다만 현재로서는 국내 출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YouTube 'Meta Developers'

메타는 그동안 안경 브랜드 레이밴과 협력해 카메라와 스피커 기능을 중심으로 한 '레이밴 메타'를 판매해왔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한 버전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개선된 제품은 배터리 사용 시간이 2배로 늘어났으며 카메라는 3K 화질의 동영상 촬영을 지원합니다. 또한 '대화 초점'이라는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어 주변 소음을 줄이고 대화 중인 상대방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들려주는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스포츠 특화 모델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장

메타는 스포츠 브랜드 오클리와 협업한 '오클리 메타 뱅가드'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YouTube 'Meta Developers'

이 제품은 운동에 특화된 모델로 달리기나 자전거와 같은 격렬한 활동 중에도 흔들림 없는 영상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중앙에 배치되어 사용자의 시선과 일치하는 122도 광각의 시야각을 구현했으며 방수 기능이 있어 물에 젖어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한 번 충전으로 9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어 마라톤을 두 번 뛸 정도의 배터리 성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가격은 499달러(약 70만원)이며 다음달 21일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생태계 강화 계획도 발표되었습니다.

YouTube 'Meta Developers'

메타는 개발자들이 더 쉽게 가상공간을 제작할 수 있도록 가상세계 제작 툴인 '호라이즌 스튜디오'와 새로운 그래픽 엔진 '호라이즌 엔진'을 공개했습니다.

이 엔진은 기존보다 로딩 속도가 4배 빨라지고 동시 접속 가능 인원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메타는 디즈니+, 훌루, ESPN 등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호라이즌 TV'를 출범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가상현실(VR) 기기나 스마트 안경을 통해 영화, 스포츠, 콘서트 등의 콘텐츠를 더욱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