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표지와 조리법까지 '판박이'

북한이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그대로 벤치마킹한 듯한 '매운 김치맛 비빔국수'를 생산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남한을 적대국으로 규정한 북한이 정작 남한 대표 K-푸드를 모방했다는 점에서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ouTube '통생통사 강동완TV'

지난 16일 북한 사회·문화를 연구하는 강동완 동아대 교수의 유튜브 채널 '통생통사 강동완TV'에서 북한 생산의 '매운 김치맛 비빔국수'가 공개됐습니다. 

해당 제품은 삼양 불닭볶음면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한 외형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불닭볶음면이 검은색 바탕에 마스코트 '호치'가 불을 뿜는 그림을 넣었다면, 북한 라면 역시 검은색 패키지에 불을 뿜는 닭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조리법도 유사했습니다. 북한 제품은 '끓는 물 500㎖에 국수를 넣고 4분간 끓인 뒤 물기를 뺀 후 양념감을 넣고 버무린다'고 안내돼 있었습니다. 이는 '끓는 물 600㎖에 면을 끓이다가 물을 조금 남기고 버린 후 액상 수프와 재료를 넣어 비벼 먹는다'는 불닭볶음면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중국 수출용...적대 규정과 모방 행태의 모순

불닭볶음면 / 롯데온

이 제품은 '라선령선합영회사'에서 제조했으며, 포장 뒷면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원산지 표시와 함께 생산공장 중국등록번호가 기재돼 있었습니다. 강 교수는 "중국 수출용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2023년 12월 남한을 '적대적, 교전 중인 국가'로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문화·예술·식품 전반에서 남한을 모방하는 행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인생네컷 사진관이나 K-팝 노래를 따라 하더니, 이제는 글로벌 히트작인 불닭볶음면까지 모방 제품을 내놓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