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수)

교황도 탔던 기아의 수출효자 '쏘울', 출시 17년 만에 '단종' 수순 밟는다

기아 쏘울, 17년 만에 단종 결정... 글로벌 효자 모델의 퇴장


기아자동차의 대표적인 소형 SUV '쏘울'이 출시 17년 만에 생산 라인에서 사라집니다.


1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10월부터 광주2공장에서 쏘울 생산을 중단할 예정입니다. 이는 지난 5월 말 광주1공장에서 단산이 이뤄진 지 약 5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결정입니다.


2025 Kia Soul in a three-quarter side view driving up a dirt road in the mountains2025 기아 쏘울 / 기아 홈페이지


2008년 9월 첫 선을 보인 쏘울은 글로벌 시장에서 233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기아의 수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습니다. 그러나 기아의 라인업 효율화 전략에 따라 17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기아가 집계한 모델별 판매량 통계를 살펴보면, 쏘울은 7월 말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233만 6,000대가 판매되었습니다. 


전체 판매량의 95.6%인 223만 4,000대는 해외 시장에서 판매되었습니다. 쏘울이 기아의 글로벌 시장 확장에 얼마나 큰 기여를 했는지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여전한 인기에도 불구하고 단종 결정된 배경


쏘울은 최근까지도 수출 실적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에는 6만20대가 수출되어 기아의 전기차 주력 모델인 EV6(4만2,488대), EV3(2만2,263대), EV9(2만2,693대)보다 더 많은 수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2025 Kia Soul in a three-quarter back view parked on an open road that overlooks mountains2025 기아 쏘울 / 기아 홈페이지


올해도 7월까지 3만6,056대가 해외로 수출되며 꾸준한 인기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럼에도 기아가 쏘울의 단종을 결정한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선 모델 노후화에 따른 세대교체의 필요성과 브랜드 라인업 효율화 전략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트림 구성과 북미 시장 중심의 디자인 및 성능이 최신 모델들과 격차가 벌어졌고, 같은 체급의 셀토스와 니로 등 다른 모델들과의 시장 간섭으로 판매량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셀토스의 경우 내년 풀체인지와 함께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도 예정되어 있어, 기아의 소형 SUV 라인업 재편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2025 Kia Soul interior, view of the entire dashboard, featuring the 10.5 inch touchscreen display2025 기아 쏘울 / 기아 홈페이지


쏘울 단종 이후 생산 라인 활용 계획과 노사 관계 변수


기아는 광주2공장에서 쏘울 생산이 중단된 이후, 신규 차종을 투입하는 대신 스포티지의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기존 쏘울 생산 라인을 활용해 밀려있는 스포티지 대기 물량을 소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이에 따라 스포티지의 출고 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 기아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기아 노조는 지난 11일 진행된 5차 교섭에서 "불성실한 사측의 교섭 태도에 분노한다"며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노조 측은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지난해 영업이익 30%에 해당하는 3조 8,000억 원의 성과급 지급, 최장 만 64세까지의 정년 연장, 주 4일 근무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origin_기아내일부터파업가시화.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교섭 결렬로 기아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밟게 되며, 중노위가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