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사실 은폐 지시 있었다"

갯벌에 고립된 노인을 구조하다 순직한 고(故) 이재석(34) 경사 사건과 관련해, 같은 파출소 동료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내부 은폐 시도를 폭로했습니다. 

단순 전언이 아닌, 동료 경찰관들이 직접 나선 공개 증언이라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故 이재석 경사 동료들 / 뉴스1

"흠집 내지 말라"... 은폐 지시 주장

15일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직원들은 이 경사의 발인을 앞두고 인천 동구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동료들은 "파출소 내부 이야기를 절대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동료들은 "이재석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너희들이 흠집을 내서는 안 된다"는 지시가 있었다며, "사건 당시의 전말이나 팀 내 불화에 대해 기자들이나 유족이 묻더라도 대답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5일장 내내 빈소를 지키고 싶었지만, 파출소장은 병가나 연가를 쓰고 장례식장에도 오지 말라고 지시했다"고도 폭로했습니다.

2인1조 원칙 무시·지연 대응 논란

뉴스1

동료들은 "사고 당시 이 경사가 혼자 나가겠다고 했는지, 아니면 팀장이 그렇게 지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본질은 그게 아니다"라며 "순찰은 2인 1조가 원칙인데 혼자 출동하게 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당시 즉시 비상벨을 눌렀다면 신속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담당 팀장이 상황 공유를 제대로 하지 않아 구조가 늦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해양경찰청 훈령에는 순찰차 출동 시 2인 이상 탑승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사는 지난 11일 새벽 중국 국적 70대 남성이 갯벌에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홀로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당시 근무자는 6명이었지만, 4명은 휴식 중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유족은 "왜 홀로 출동하게 했는지 납득할 수 없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해경 "은폐 의혹 사실무근" 반박

사진=인천해양경찰서

논란이 커지자 해경은 설명자료를 내고 "유족에게 CCTV, 무전 녹취록, 드론 영상 등 가능한 자료를 이미 제공했다"며 "인천해경서장이 진실 은폐를 지시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사실관계에 다툼이 있는 만큼 해양경찰청 차원에서 엄중하게 조사해 진상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