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2일(금)

현대차 직원 6만명, 성과급 2조5천억 받는다... "관세 불확실성, 회사 위기는 커져"

미국 관세 불확실성 '위기' 속에서도... 현대차 노사, 성과급 규모 합의 


현대자동차 노사가 대규모 성과급 지급에 합의하면서 직원 6만여 명에게 돌아갈 보상 규모가 2조 5천억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그러나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배터리 공급 차질, 노조의 일감 확보 요구까지 겹치면서 경영 부담은 한층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대차·기아현대차·기아


직원 1인당 4000만원 수령... 순익의 40% 규모


현대차 노사 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기본급 10만 원 인상, 성과급 450%와 1580만 원의 일시금, 현대차 주식 30주(보통주 10주·우선주 20주)가 지급됩니다. 


평균 통상임금을 400만 원으로 가정할 경우 직원 1인당 약 4000만 원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됩니다.


전체 지급액은 2조 5천억원으로, 올해 상반기 현대차 연결 순이익 6조 6326억원의 약 40%에 해당합니다. 업계에서는 "성과급 규모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급"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세 불확실성·구금 사태 '경영 리스크'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문제는 하반기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입니다.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율이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질 예정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아직 발효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이 오는 16일부터 15% 관세를 적용받는 데 비해 한국은 여전히 기약이 없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로 공장 준공 일정이 늦어지면서 미국 내 배터리 수급 차질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내재화·정년 연장 요구... 노조 압박은 더 많아지고 강해져


이번 합의안에는 노조가 일감 확보를 위해 사측을 압박한 흔적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차량용 6단 변속기를 현대차가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 방안을 추진하고, 2027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한다는 문구가 포함됐습니다. 현재 해당 부품은 계열사 현대트랜시스가 납품 중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트랜시스 물량 축소가 불가피할 수 있습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또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내재화 가능성도 다시 거론됐습니다. 현대차는 공식적으로 부인했지만, 노조의 정년 연장 및 일감 확보 요구와 맞물려 인력 재배치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생산 공장 내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 조항도 새롭게 담겼습니다.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대로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노조·사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다른 계열사로 번지는 갈등


현대차 노사 합의안은 오는 15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총회에서 가부가 결정됩니다. 만약 부결된다면 추가 파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지난주 현대차 노조가 단행한 16시간 파업으로만 약 4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현대차 계열사 곳곳에서도 갈등은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아 노사는 11일 5차 본교섭을 앞두고 있으며, 기아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영업이익 30%에 해당하는 3조 8천억원의 성과급을 요구했습니다. 정년을 만 64세까지 연장하고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자는 주장도 내걸었습니다.


origin_퇴근하는현대차조합원들.jpg뉴스1


현대모비스 노조 역시 9일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부분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현대차 노사가 잠정 합의에 이른 것과 달리, 모비스 노조는 10일 4시간·11일 6시간 파업을 진행했습니다.


현대트랜시스도 불안한 국면에 놓였습니다. 성연공장 노조는 이날 사측과 4차 본교섭이 결렬됐다고 밝히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작년 장기간 파업으로 발생한 1조 원대 피해가 올해 협상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