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 원장, 자막 조작 논란
지난해 12월 3일 계엄 선포 당시, KTV(한국정책방송)가 계엄 반대와 관련된 뉴스 자막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계엄 해제 이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을 선별적으로 제거했다는 점입니다.
지난 10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의 감사 결과, 이은우 KTV 원장은 '대통령과 관련된 부정적인 내용'이라며 보도부장에게 직접 자막 삭제를 지시했습니다.
삭제된 자막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계엄 해제에 나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원장의 지시로 총 10건의 자막이 삭제되었는데, 그중에는 정치인뿐만 아니라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의 계엄 반대 입장도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은우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한국예술종합학교·언론중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 황제관람 의혹 관련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15 / 뉴스1
KTV 지교철 전문위원은 "대통령과 관련된 뉴스, 정부와 관련된 것만 보도하고 나머지는 다 빼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는 공영방송으로서 KTV의 공정성과 중립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사안입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편향적 보도 행태가 계엄 해제 이후에도 지속되었다는 점입니다.
'김 여사 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나 '윤석열 대통령 출국 금지' 등 정권에 불리한 자막은 삭제된 반면, '김 여사 특검법 부결'과 같은 자막은 오히려 추가됐습니다.
보도 담당 부장은 문체부 감사에서 "김 여사 관련이라 해당 자막을 추가했고, 원장 지시로 일부 자막을 삭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뉴스1
이은우 원장의 해명과 중징계 요청
이은우 KTV 원장은 지난해 12월 20일 국회에 출석해 내란 선전 의혹에 대해 "내란을 선동하거나 한 것은 없었다. 그냥 팩트를 전달했을 뿐"이라며 적극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문체부의 감사 결과는 이 원장의 해명과 상반되는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문체부는 이 원장에 대해 파면까지 가능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인사혁신처에 통보했습니다.
현재 이 원장은 '내란 선전' 혐의로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된 상태입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교흥 위원장은 "김건희 황제관람 등 문제를 일으킨 KTV가 계엄 이후에도 김건희 씨를 옹호하는 방송을 했다"며 "이은우 원장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문체부는 KTV가 진행한 무관중 공연을 김건희 씨가 지인들을 불러 관람했다는, 이른바 '황제관람' 의혹에 대해서도 별도로 감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