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방통위 폐지법' 소위 통과... '자동해임'된 이진숙 "사퇴 안 한다"

방통위 폐지법 통과에 이진숙 위원장 "대통령 위한 기관 아니다" 강력 반발


방송통신위원회 폐지법(방송미디어통위원회 설치법)이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법안 소위를 통과한 가운데, 사실상 '자동해임' 된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9일 오후 3시 이 위원장은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번 방통위 조직 개편안을 "사실상 이진숙 축출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는 과방위 법안소위에서 방통위 손질법이 통과된 지 1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진 발언입니다.


이 위원장은 지난 7일 발표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사실상 기존 방통위 조직에서 틀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인사이트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뉴스1


그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로 방통위 기능을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사실상 유료 방송에 대한 관리 권한이 추가되는 정도"이며, "방통위 건물, 사무실을 그대로 사용하고 현판만 바꿔 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무직 위원만 직 잃게 하는 것은 나를 겨냥한 것" 주장


또한 이 위원장은 방통위 개편안에서 유독 '정무직' 위원만 직을 잃게 만든 점에 대해 "방미통위법이 통과되면 직원들은 그대로 승계되지만 정무직 위원들만 직을 잃는데, 지금 방통위 정무직은 위원장인 이진숙, 저 하나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차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방통위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을 위한 법안 심사를 할 예정이다. 2025.9.9/뉴스1김현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차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 방통위 폐지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출범을 위한 법안 심사를 할 예정이다. 2025.9.9/뉴스1


또한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거대 정당이 가진 힘을 유독 방통위에 발휘해왔다"며 "상임위 추천을 하지 않아 이를 2인 체제로 만들었고, 그를 불법 상황이라 하면서도 해결 시도는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고도 방통위 심의·의결을 문제 삼는 건 오른손을 묶어놓고 왜 왼손으로 밥을 먹느냐는 시비와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위원장은 최민희 과방위원장의 발언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습니다. "국회 과방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와 의견이 다른데 왜 그 자리에 있느냐고 묻는다"면서 "방통위는 대통령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이다. 특정 진영도, 대통령의 소유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진 사퇴는 부정과의 합작" 임기 마칠 것 강조


인사이트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뉴스1


간담회 막바지, 이 위원장은 '개편 법안에 대한 위헌 소송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통과 되면 법 판단을 받아볼 것"이라면서 "법안이 통과되는지 상황을 보고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자진 사퇴는 부정과의 합작이자 부정에 대한 협력이라 생각한다. 힘들지만 이런 시도들에 맞서는 것이 정의와 법치를 위하는 제 조그마한 기여"라며 내년 8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스스로는 그만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1일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방미통위 설치법을 통과시킬 계획입니다.


이후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 추석 전까지 속도전으로 방통위 폐지와 이 위원장의 해임을 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