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다음주에 갈 건데, 물 나와요?"... 강릉 호텔 직원이 전한 간곡한 부탁

강릉 가뭄 속 호텔 직원의 호소, "비 안 온다고 짜증 내지 말아달라"


강원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현지 호텔 직원이 관광객들의 문의 전화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포호 인근 호텔에서 근무 중이라는 A씨가 작성한 호소문이 공개됐습니다. 


A씨는 "앞으로 비가 올지 안 올지 모른다고 우리에게 짜증 내지 말아달라"며 "요즘 강릉 가뭄으로 여행 계획했다가 잘못될까 봐 걱정하는 문의가 참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대했던 휴가를 기상 상황으로 망치게 되면 기분이 안 좋을 거라는 거 안다"면서도 "불안한 마음으로 전화 주는 거 이해하고 응대하고 있다. 하지만 화는 좀 내지 말아 주길 부탁한다"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직원들이 받는 전화 20건 중 15건은 가뭄 관련, 10통은 화가 난 상태"


A씨는 "직원들이 나눠서 전화를 받아보면 20건 중 15건은 가뭄 관련 전화다"라며 "그중 10통은 전화를 걸 때부터 화가 나 있다. 우리가 비를 쫓아낸 게 아니지 않나"라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특히 A씨는 예약 고객들의 비현실적인 요구에 대한 부담감도 함께 언급했는데요. 그는 "15일 뒤 체크인인데 물 나오느냐를 묻는데 그걸 저희가 어떻게 알 수 있겠나"라며 "여행을 올지 말지 정할 거면 지금 상황이 어떤지 정도만 물어야지 앞으로 상황 모른다고 직원 이름 캐묻고 책임자 캐묻는 이유는 뭐냐"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습니다.


9일 한국농어촌공사와 강원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2.3%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전날 12.4%보다 0.1%p 더 낮아진 수치로, 역대 최저 수준의 저수율 입니다.


특히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지난 7월 23일 36.7%까지 상승한 이후 다음 날부터 현재까지 48일 연속 감소하는 심각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오봉저수지 / 뉴스1오봉저수지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