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7일(수)

"사춘기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짜증 많은 청소년, OOO 의심해야

소아·청소년 우울증, 5년간 72% 급증


소아·청소년 우울증 환자가 최근 5년 사이 72%가 넘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아·청소년 우울증 환자는 2020년 4만9983명에서 2024년 8만6254명으로 72.6% 증가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10대 환자는 같은 기간 4만8645명에서 8만3520명으로 71.7% 늘었고, 10세 미만 환자는 1338명에서 2734명으로 무려 104.3%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우울증 환자 증가율(32.4%)과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아 우울증의 증상과 특징


과거에는 흔하지 않았던 소아 우울증이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주된 원인으로는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소아 우울증의 주요 증상은 우울감과 의욕 저하이며, 식욕 감소, 불면증, 집중력 저하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이 안 된다고 호소하거나, 이전에 즐겨하던 활동에 대한 흥미를 잃는 모습을 보입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성인 우울증과 달리 소아·청소년 우울증은 주의력결핍행동장애(ADHD)나 불안장애 등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우울한 상태를 인식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짜증을 내거나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이러한 행동이 사춘기 증상으로 오인되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지원이 중요


사춘기와 소아 우울증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우울함과 과민함이 2주 이상 지속되는지, 수면 패턴이나 식욕에 변화가 있는지, 또는 평소와 달리 사회적 활동을 회피하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재원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초등학생 때까지 공부를 잘하던 아이가 중학생 때부터 갑자기 학업에 부진하다면 부모는 ADHD를 가장 먼저 걱정하는데, 실제로는 소아 우울증에 동반된 집중력 저하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아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아이가 몸과 마음을 편히 쉬며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게임이나 휴대전화 대신 적절한 신체활동을 통해 휴식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김 교수는 "부모가 나서서 아이의 '숨 돌릴 틈'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소아 우울증으로 진단된 후에도 치료 과정에서 지치지 않고 아이를 지지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김 교수는 "소아 우울증을 겪는 아이와 부모는 이 상황이 자기 잘못에서 비롯됐다며 죄책감을 느끼곤 하는데,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이므로 원인을 찾기보다 현재와 미래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