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의 위암 위험 요인 차이 밝혀져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박성수 교수 연구팀이 위암 예방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 사이에 위암 발병 위험 요인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위암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주요 암종 중 하나로,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발병률이 높게 나타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동안 동아시아의 특이적 식습관과 유전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으나, 위암 발생의 명확한 위험요인과 예방 방안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부족했습니다.
박성수 교수 연구팀은 국제 의학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507편의 논문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를 통해 식이, 생활습관, 환경, 약물, 감염, 유전 등 총 139개 요인이 위암 발생과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조사했는데요. 이번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암 발생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pylori) 감염은 위암 발생 위험을 약 두 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과음은 위험을 1.5~2.2배, 고염식과 절인 음식은 1.4~2.0배, 흡연은 약 1.3~1.8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식이 요인 중에서는 정제곡물, 붉은 고기, 가공육, 고지방 유제품 섭취가 위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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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는 위암 발생 위험을 20~40% 감소시키고, 생선 및 해산물 섭취는 위암 위험을 약 10~30% 낮추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한 적절한 신체활동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 복용은 항염증 및 항암 효과를 통해 위암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의 위암 위험 요인 차이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 사이에 위암 발병 위험 요인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아시아인은 염분과 탄수화물 섭취가 위암 발병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염분 섭취가 많은 아시아인은 위암 발생 위험이 1.4~2배 증가했지만, 비아시아 지역에서는 유의한 위험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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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흥미로운 점은 고지방 섭취의 경우 아시아에서는 위암 위험을 낮추는 반면, 비아시아 지역에서는 오히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이는 식습관과 유전적 민감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입니다.
다만, 연구팀은 고지방 식이를 많이 먹을수록 위암 위험이 떨어진다고 생리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실제 위암 발병 위험을 낮추기 위해 고지방 식이 섭취를 늘리는 것은 권장되지 않습니다.
박성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위암 예방을 위한 식이와 생활습관 개선 전략 수립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Gastric Cancer' 최근 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