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내 아들 살려내!"... 복싱대회서 의식불명 빠진 중학생 선수 아버지, 링에 흉기 들고 난입

복싱대회서 쓰러진 중학생 선수, 의식불명 빠져


제주에서 열린 복싱 대회에서 중학생 선수가 경기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후, 아버지가 흉기를 들고 링에 난입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지난 8일 체육계에 따르면 이달 3일, 제주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 경기 도중 중학생 선수 A군이 상대방의 펀치를 맞고 쓰러져 의식을 잃었습니다.


A군은 즉시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되어 뇌수술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인사이트KBS


골든 타임 놓쳤다는 주장과 아버지의 분노


사고 발생 후 선수의 가족들은 구급차 이송 과정에서 여러 미숙한 대처로 골든 타임을 놓쳤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A군의 어머니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복싱 대회는 다치는 선수가 워낙 많은데, 119구급차가 아닌 사설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던 게 이해가 안 간다"며 "아들은 다친 직후 명확한 뇌 손상 징후를 보였는데, 경기장에서 병원까지 이동하는 구급차가 중간에 길을 잃고 신호를 다 지키고 가서 30분이나 소요됐다"고 토로했습니다.


경기가 열린 서귀포다목적체육관에서 서귀포의료원까지는 차량으로 20분 미만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송에는 30분이 소요되었다는 것입니다.


선수의 아버지는 이송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사설 구급차 업체에 블랙박스 영상을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고 발생 5일 후인 8일, 이를 항의하던 A군의 아버지는 복싱 경기가 시작되려는 순간 커터 칼을 들고 링에 올라갔습니다.


그는 "다 내려가! 우리 아들 어떡해!"라고 외치며 자해를 시도했고, 놀란 선수들과 심판은 황급히 링 아래로 대피했습니다. 관중석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왔습니다.


A군의 아버지는 병원에 이송되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KBS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소동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주최 측은 바로 옆 링에서 경기를 이어갔습니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하고 있는 중간이다 보니까 '이거 빨리 끝나고 중단시켜라'. 몸이 풀려 있는 상태에서 중단하기가 좀 애매했다"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개막 후 엿새 동안 총 6명의 선수가 다쳐 병원에 실려 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이전 대회보다 부상자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협회 측은 "문제가 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는 입장입니다.


대한체육회는 이날 사건을 인지한 후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대한복싱협회 관계자는 KBS에 "앰뷸런스 이송하는 과정에 동영상하고 협회에다 그 경기 영상을 달라고 요청받았다"며 "쾌유할 수 있도록 협회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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