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가뭄 비상' 선포에도... 강릉 대형 호텔, '홈쇼핑 패키지 판매' 논란

가뭄 비상 선포에도... 강릉 대형 호텔, 홈쇼핑 패키지 판매 논란


정부가 강릉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대형 호텔이 홈쇼핑을 통해 대규모 숙박 패키지를 판매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물 부족이 극심한 상황에서 대형 숙박업소가 영업에만 몰두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뉴스1뉴스1


시 요청에도 불구하고 방송 강행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정부가 강릉에 재난 사태를 선포한 직후인 31일, 강릉의 한 대형 호텔은 홈쇼핑 채널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사용 가능한 숙박 패키지를 판매했습니다. 이는 강릉시가 대규모 숙박업소에 물 절약 동참과 투숙률 조정을 요청한 직후였습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대형업소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있었다"며 "지난달 29일 모든 대형업소 대표에게 투숙률을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추고 절수에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해당 호텔은 이런 요청을 외면한 채 예정된 방송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송을 본 시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언제 단수가 될지도 모르는데 강릉으로 놀러 오라니 씁쓸하다", "소방관들이 가져다준 물을 호텔이 다 쓰는 것 같아 답답하다", "운영 마인드가 최악" 등의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언론의 입장 확인 요청에도 호텔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양양 리조트의 상반된 대응


origin_오봉저수지에물채우는육군3군단장병들.jpg뉴스1


강릉의 호텔 태도는 인근 양양군의 한 리조트와 대비됩니다. 해당 리조트는 강릉 시민들을 위해 온천 사우나를 정상가의 20%도 안 되는 8000원에 개방했습니다. 


리조트 측은 "물 부족으로 불편을 겪는 강릉 시민들께 위로를 드린다"며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특별 할인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시설은 천연 온천수와 지하수를 사용해 공급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릉시, 대규모 시설 대상 제한 급수 돌입


가뭄 악화로 강릉시는 6일 오전 9시부터 상수도를 대량 사용하는 아파트와 숙박시설 123곳을 대상으로 제한 급수에 들어갔습니다. 대상에는 공동주택 113곳(약 4만5000세대)과 대형 숙박시설 10곳이 포함돼, 전체 9만1750세대의 약 49%가 영향을 받게 됐습니다.


origin_최악의가뭄강릉오봉저수지저수율149.jpg뉴스1


김홍규 시장은 "지금은 비 예보가 없는 절체절명의 시기"라며 절수 협조를 호소했습니다. 그는 "시민들이 불편을 감내하는 동안 강릉시는 모든 수단과 역량을 동원해 생활용수를 확보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강릉 호텔의 논란은 가뭄 극복에 시민과 지자체, 기업 모두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사실을 다시 드러낸 사례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