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장애인 수영계의 전설, 나리타 마유미 별세
일본 장애인 수영계의 전설적인 인물 나리타 마유미가 5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5일 일본 장애인수영연맹은 나리타의 사망 소식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그는 투병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리타 마유미는 패럴림픽 역사상 가장 빛나는 업적을 남긴 선수 중 한 명으로, 일본 선수 역사상 최다인 금메달 15개를 포함해 총 20개의 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나리타 마유미 / GettyimagesKorea
이러한 압도적인 성과로 '물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스포니치 아넥스는 그를 "패럴림픽 여자 수영에서 금메달 15개를 포함한 20개의 메달 획득 금자탑을 세운 물의 여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역경을 딛고 일군 수영 인생
나리타의 삶은 인간승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그는 하반신 마비로 중학교 시절부터 휠체어 생활을 했으며, 23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지인의 권유로 수영을 시작했습니다.
수영을 시작한 초기에는 장애를 이유로 여러 시설에서 연습을 거부당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요코하마 시내의 한 수영장에서 기회를 얻어 선수의 꿈을 키워나갔습니다.
1996년 애틀랜타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2020 도쿄 패럴림픽까지 총 6회 출전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특히 2004년 아테네 패럴림픽에서는 50m 자유형(S4)을 비롯해 50m 평영과 배영 등 총 7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신기록 6개와 패럴림픽 신기록 7개를 수립하는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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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에도 빛난 투혼, 사회 운동가로서의 삶
나리타는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이후 은퇴했으나, 2015년 현역으로 복귀해 일본 국가대표로 다시 활약했습니다. 그리고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에서는 51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자 50m 배영(S5) 종목에 출전해 6위를 기록하며 화려한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일본 장애인 수영의 상징적 인물로서 도쿄 패럴림픽 성화 릴레이 주자로 참가하기도 했습니다.
나리타는 수영 선수로서의 활동 외에도 사회 운동가로서 큰 역할을 했습니다.
강연 활동을 통해 '배리어 프리' 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사회적 약자들의 장벽을 허무는 데 앞장섰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가와이 준이치 패럴림픽위원회 위원장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