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낮추면 잘해줄 거라 믿는 연애 전략?...'슈렉킹' 뜻 보니
2001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판타지 애니메이션 '슈렉'에서 따온 단어, '슈렉킹(Shrekking)'이라는 표현이 요즘 미국과 영어권 SNS에서 뜨겁게 퍼지고 있습니다.
뜻은 단순합니다. 매력을 느끼지 못하거나 덜 매력적이라고 생각되는 상대와 연애하면 그 사람이 자신을 '공주'처럼 대할 거라 기대한다는 것인데요.
마치 영화 속에서 못생기고 투박한 괴물 슈렉이 왕국의 공주 피오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끝내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것처럼, 현실에서도 '슈렉 같은 사람'을 만나면 특별한 대우와 헌신을 받을 거라는 믿음이 깔려 있는 셈입니다.
최근 USA 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틱톡과 X(구 트위터)를 이용하는 젠지 세대 사이에서 '슈렉킹' 관련 밈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영화 '슈렉'
"슈렉처럼 생겨도 똑같이 상처 준다"
하지만 현실은 영화 속 슈렉과 피오나의 해피엔딩처럼 흘러가지 않습니다. 기대와 달리 여전히 상처를 받거나 실망하는 경우가 많고, 이를 두고 '슈렉당했다(Getting Shrekked)'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를 두고도 누리꾼들은 "드디어 '3점짜리 남자한테 기회 줬는데도 당하는 경우'를 설명할 단어가 생겼다"며 공감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같은 현상에 또 다른 누리꾼들은 "슈렉처럼 생긴 남자한테도 결국 상처받는다", "트롤도, 잘생긴 그리스 신처럼 생긴 사람만큼이나 트라우마를 줄 수 있다", "교훈은 명확하다. 절대 기준을 낮추지 말라는 것" 등의 댓글을 달며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전문가들 "슈렉킹, 결국 외모지상주의 강화"
연애 전문가들의 시각 역시 비판적입니다. 미국 연애 코치 에이미 찬(연애 회복 자기계발서 '브레이크업 부트캠프' 저자)은 "'슈렉킹'은 '공주 대접 없는 오우거와의 연애' 서사일 뿐"이라며 "요즘 젊은 세대가 연애에 환멸을 느끼기에 이런 신조어들이 계속 등장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찬은 "외모 기준을 낮춘다고 해서 상대가 더 잘해줄 거라는 보장은 없다"며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는 결국 성격과 가치관 같은 본질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한 남성은 "나는 이미 오우거처럼 보인다는 자존감 문제가 있는데, 슈렉킹이란 말 때문에 더 상처받는다"고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슈렉'
'슈렉킹' 외 또 다른 연애 신조어들
한편 최근에는 이와 비슷한 연애 신조어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뱅크싱(Banksying)'은 거리 예술가 뱅크시에서 따온 말로, 연인 관계에서 감정을 서서히 정리하면서도 이를 상대에게 알리지 않는 행동을 뜻합니다.
'몽키바링(monkey-barring)'은 놀이터의 몽키바(구름사다리)처럼 한 관계에서 다른 관계로 재빨리 옮겨가는, 즉 현재 관계를 끝내기 전에 다음 사람을 확보해 두는 연애 방식입니다. 국내에서는 흔히 '환승연애'라 표현하기도 합니다.
또 '하이퍼가미(hypergamy)'라는 개념도 있는데 사회적으로 더 성공한 사람과 결혼하거나 연애하려는 전략으로 '슈렉킹'의 정반대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