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가족·반려견 협박받아"... 선수협, 도 넘은 'SNS 테러' 협박에 강경 대응 나설 것

프로야구선수협회, SNS 악성 댓글에 강경 대응 선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소셜미디어(SNS)에서 발생하는 일부 팬들의 도를 넘은 비난 행위에 대해 강경 대응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4일 선수협은 "SNS를 통해 선수들이 형사 범죄 수준에 이르는 피해를 보고 있다"며 "피해 선수를 대신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선수협이 지난달 20~24일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SNS 피해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여한 163명의 선수 중 104명(63.8%)이 SNS를 통한 피해를 호소했습니다.


인사이트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제공


인스타그램을 통한 피해가 전체의 73%로, 댓글이나 다이렉트 메시지(DM) 61%, 가족 및 지인 계정 12%를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SNS 피해는 주로 해당 선수의 팀이 패하거나 선수가 실책을 범한 직후(56%)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특정 상황을 가리지 않고 시즌 내내 이어진다는 응답도 15%에 달했습니다.


피해 대상은 선수 본인(49%)이 가장 많았고, 부모(31%), 배우자 또는 여자친구(1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선수들, SNS 비방으로 심각한 정신적 피해 호소


가해 유형은 경기력 비난(39%), 가족이나 지인 비방(29%) 등이 주를 이뤘으며, 선수협은 "살해 협박, 성희롱, 고인(가족) 모독, 스토킹·주거 침입 등 형사 범죄에 해당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선수들은 이러한 부적절한 메시지로 인해 스트레스(36%), 경기력 저하(14%), 수면·식욕 저하(11%) 등 다양한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대응은 무시 또는 감수(39%), 차단·댓글 신고(28%), 댓글·메시지 수신 제한 등 소극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선수협은 "현재 상황을 방치하면 SNS 악용 사례는 더욱 고도화되고 광범위하게 확산할 위험성이 크다"면서 "향후 발생하는 비상식적인 악성 사례들을 'SNS상에서 이뤄지는 사이버 테러'로 규정하고 협회 차원에서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는 피해 선수를 대리한 법적 절차(형사고소, 법적 소송 등) 진행과 SNS 피해 대처에 관한 선수단 교육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다음 주 경찰청 관계자와 만나 선수의 SNS 피해 예방과 후속 조치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입니다.


외국인 선수들도 SNS 악성 댓글과 사생활 침해에 고통


최근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에서 받은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도 "아내는 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협박을 받았고, 나의 반려견들을 독살하겠다는 위협까지 받았다. 나는 절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더 이상 참지 않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인사이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르윈 디아즈 선수 / (좌) 삼성 제공, (오) Instagram 'lewin_dh19'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의 아내 헤일리 브룩 와이스도 아파트 헬스장 직원이 집까지 쫓아와 초인종을 누르고 사인볼을 요구했다고 호소하는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헤일리는 "많은 분들이 대신 아파트 측에 연락해 관리사무소에서 직접 찾아와 정중히 사과했다"며 "아파트 측은 추가로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SNS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했고, 앞으로 직원들이 집에 찾아오거나 사인을 요구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선수협은 "이러한 행위는 절대로 건강한 비판이나 사랑이 담긴 질책이라고 할 수 없으며 그저 무책임한 화풀이에 불과하다"라며 "무심코 행해진 그런 행위는 프로야구선수를 위축시키게 하고 더 나아가 한국 프로야구 전체를 멍들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자랑스러운 응원문화의 보존 및 발전과 한국 프로야구의 보다 나은 성장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야구 팬들에게 호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