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9월 11일(목)

가평 '집중호우'로 가족 잃은 유족들이 소방서에 내건 '감사 현수막'

가평소방서 앞 유가족 감사 현수막, 재난 속 숭고한 헌신에 울림


지난 7월 가평에 내린 집중호우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 경기 가평소방서 앞에 내 건 두 장의 현수막이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4일 중앙일보는 가평소방서 정문에는 "실종자 수색에 도움 주신 숭고한 헌신과 사명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가평소방서 소방관님들의 건강과 안전을 간절히 기원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현수막은 지난 7월 20일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 캠핑장을 찾았다가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인한 토사와 급류에 휩쓸려 안타깝게 희생된 40대 A씨 가족의 유가족이 설치한 것입니다. 


당시 사고에서 17세 큰아들은 가까스로 구조됐으나, A씨 부부와 작은아들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후 이들의 시신은 소방 당국의 끈질긴 수색으로 실종 당일과 7월 23일, 같은 달 31일에 각각 수습됐습니다.


인사이트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깊은 슬픔 속에서도 전하는 진심 어린 감사


A씨의 유가족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에도 직접 감사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그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던 건 지속되는 폭염과 누적된 피로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수색해 주시고 위로해 주신 분들을 만났기 때문"이라며 "포기하지 않으시고 결국 동생 가족 모두를 찾아 저희 품으로 보내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에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가족을 잃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평소방서 앞에는 또 다른 현수막 하나가 더 걸려 있었는데요. 이 현수막은 지난 7월 20일 실종됐다가 20일 만에 발견된 50대 B씨의 유가족이 설치한 것입니다.


현수막에는 "고인이 우리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밤낮으로 애써주셔서 감사하다"며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잘 영접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B씨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소방 당국은 7월 집중호우로 실종된 4명의 시신을 모두 수습하게 되었습니다.


한편, 지난 7월 20일 내린 집중호우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만 8명(가평 7명, 포천 1명)이 목숨을 잃었고, 137명의 이재민과 1800억 원대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20일 경기 가평군 마일리의 한 캠핑장에 고립된 시민들이 소방 로프를 타고 탈출하고 있다. 2025.7.20/뉴스1지난 7월 20일 경기 가평군 마일리의 한 캠핑장에 고립된 시민들이 소방 로프를 타고 탈출하고 있다 / 뉴스1